미중 관세전쟁, 중국 내 반미감정 확산
트럼프 변기솔부터 미국 브랜드 불매운동까지, 고조되는 중국의 애국주의

미국과 중국 간 격화되는 관세전쟁이 중국 내 반미 감정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양의 변기솔이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며 이러한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모양의 변기솔은 최저 13.9위안(약 2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은 노란색 솔과 자루 사이에 정장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 상반신이 부착된 형태로 제작됐다.
해당 제품은 미국 수출용 저가제품 생산지로 알려진 저장성 이우시의 소규모 공장들에서 제조되고 있다. 이우시는 이번 관세전쟁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지역으로,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이 제품을 '이우의 반격'이라고 칭하고 있다.
관세전쟁 관련 상품은 변기솔에 그치지 않는다. '상호관세전쟁 참전기념컵'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머그컵도 타오바오 등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10~26위안(1960~5090원)에 판매 중이다.
이 제품들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시사와 융합, 무한한 창의성", "역사를 목격한 것", "전쟁에 참여한 것과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하자는 '관세반제' 해시태그와 함께 미국 브랜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코카콜라, 아이폰, 테슬라, 나이키, 스타벅스, 맥도널드, KFC 등 중국 내 미국 소비재 브랜드 목록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중국 브랜드 정보를 공유하며 애국주의적 불매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한 스마트폰 판매업자는 "미국 브랜드 스마트폰은 판매하지 않겠다"며 애플의 아이폰을 매장 진열대에서 제거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주목받았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1953년 촬영된 마오쩌둥의 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에서 마오쩌둥은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을 언급하며 "이 전쟁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지만, 얼마나 오래가든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영상은 게시 후 하루 만에 10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들은 미중 관세전쟁이 단순한 경제적 갈등을 넘어 중국 내에서 반미 감정과 애국주의적 정서를 강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