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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반도체 시대 전력난 풀어낼 ‘에너지 고속도로’ 제안

이재은 기자 | 기사입력 2026/09/03 [10:35]

경기연구원, 반도체 시대 전력난 풀어낼 ‘에너지 고속도로’ 제안

이재은 기자 | 입력 : 2026/09/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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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경기도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2050년 경기도의 연간 전력 사용량은 약 28만 5,000GWh로 현재의 두 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기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만든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보내주는 '전기길(송전망)' 확보가 국가적 숙제로 떠올랐다. 보통 거대한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새로 지으려면 주민 반대와 토지 보상 문제로 입지 선정에만 10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연구원이 도내 840km에 달하는 고속도로 인프라를 활용해 전력난을 해결할 ‘경기도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을 발표해 주목을 받는다.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 ‘반도체 시대의 전력난, 고속도로 위에서 답을 찾다’에 따르면, 고속도로는 이미 국가가 확보해 둔 땅이기 때문에 사유지 보상이나 주민 갈등 없이 지하에 송배전관로를 설치할 수 있는 최고의 대안이다.

 

특히 서해안 간척지에서 생산될 약 3GW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 전력을 반도체 산업이 밀집한 경기 남부로 끌어오는 최단 경로가 바로 서해안·평택시흥 고속도로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기존 평균 13년에서 5~7년 이상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있어,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되는 용인 반도체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연구원은 고속도로 비탈면, 성토부, 방음벽 등 유휴부지 약 840km를 활용해 588M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해마다 약 773G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중소도시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또한, 고속도로 휴게소와 나들목 거점마다 4MW급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는 전략도 포함됐다. 낮 동안 태양광으로 만든 잉여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 소비가 많은 저녁에 내보내면, 기존의 배전선로가 받아줄 수 있는 태양광 전력의 한계를 크게 늘릴 수 있다.

 

특히 이번 구상은 지역 주민과 발전 수익을 나누는 ‘상생형 모델’로 설계됐으며, 주민들이 사업비의 4% 이상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주민참여형 사업은 주민들이 이해관계자로 변신하여 입지 확보와 수익 창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경기연구원은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 경기도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의 3자 협력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김점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와 AI 산업의 성패는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전하며, “고속도로를 활용한 에너지 망 구축은 주민 갈등과 토지 보상이라는 장벽을 넘을 수 있는 혁신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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