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패치

[인터뷰]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 “지방의회 독립이 지방자치의 완성…도민 삶 바꾸는 의회 만들겠다”

신재철 기자 | 기사입력 2026/09/06 [22:55]

[인터뷰]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 “지방의회 독립이 지방자치의 완성…도민 삶 바꾸는 의회 만들겠다”

신재철 기자 | 입력 : 2026/09/06 [22:55]
  • 카카오톡
  • 네이버
  • 인쇄

▲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도의회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5년. 그러나 주민의 뜻을 조례와 예산에 담아내고 집행기관을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는 여전히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자체감사권 등 핵심 권한을 갖지 못한 채 제한된 구조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지방의회법 제정’을 제시하며, 이를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남 의장은 지방의회의 실질적 독립이 곧 지방자치의 완성이라고 강조한다. 권한 확대와 함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여 도민의 신뢰를 얻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여대야소 정국 속 협치의 원칙, 반도체·AI 시대를 대비한 미래산업 정책, 교육격차 해소, 용인의 교통·문화 인프라 확충 등 지역 현안에 대한 해법도 함께 제시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정치철학으로 삼고 있는 그는 “작고 절박한 목소리를 먼저 듣는 의회, 도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의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방의회의 독립과 책임, 그리고 도민 중심의 정책 실현을 향한 남종섭 의장의 구상을 들어봤다.

 

Q1.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으로서 지방의회법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이유는 무엇인가?

 

주민의 뜻을 조례와 예산에 담고 집행기관을 견제하는 지방의회가 바로 서야 지방자치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지방의회 부활 35년을 맞았지만 제도는 아직 그 역할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인사권이 독립됐음에도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자체감사권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아 ‘강한 집행부, 약한 의회’의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가 국회법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되듯 주민이 직접 선출한 지방의회에도 별도의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 1991년의 과제가 지방의회의 부활이었다면, 지금의 과제는 실질적인 독립을 이루는 일이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이유다.

 

Q2.지방의회법이 제정되면 지방의회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가장 큰 변화는 지방의회가 지역의 규모와 의정 수요에 맞게 일할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필요한 조직과 인력을 마련하고 예산을 보다 주도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면 조례와 정책, 예산을 더욱 깊이 있게 검토할 수 있다. 집행기관이 놓친 문제를 일찍 발견하고 불필요한 사업과 예산 낭비를 걸러내는 힘도 커진다.

 

친환경 무상급식과 전국 최초 무상교복, 학생 통학 지원처럼 지방의회의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를 거쳐 도민의 일상을 바꾼 사례는 적지 않다. 지방의회법은 이러한 변화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드는 법이어야 한다. 다만 권한만 확대해서는 안 된다. 정보공개와 윤리·징계 제도도 함께 강화해 의회가 권한을 행사한 결과에 더욱 무겁게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Q3.전국 17개 시·도의회가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해 어떤 연대를 만들어갈 것인가?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전국 16개 시·도의회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 지역마다 여건과 현안은 다르지만 조직권과 예산권, 정책지원 인력 확충처럼 지방의회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과제는 분명하다. 각 시·도의 의견을 고르게 반영해 공동의 입법 요구로 구체화하고, 지방 4대 협의체와도 힘을 모아 지방의회법이 지방자치 전체의 발전을 위한 제도라는 공감대를 넓히겠다.

 

이러한 연대를 지방의원과 국민의 공감으로 넓혀가겠다. 추후 광역·기초의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지방의원 전국대회’를 열어 제정 의지를 하나로 모으고, 학술세미나와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지방의회법이 필요한 이유도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다. 서명운동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면서 국회와 정부를 꾸준히 설득해 연내 제정이라는 결실로 이어가겠다.

 

Q4.여대야소 구도에서 경기도의회를 이끌면서 생각하는 협치의 기준은 무엇인가?

 

협치는 의견 차이를 덮거나 무조건 양보하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쟁점을 검토한 뒤 도민에게 필요한 결론을 함께 찾아가는 정치의 과정이다. 제11대 의회의 78대 78 동수 정국을 겪으며 입장이 다를수록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아야 의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제12대 의회도 큰 의석 차이 속에서 협상을 거듭해 13개 상임위원회 구성을 합의로 마쳤다. 주요 현안과 예산은 논의 초기부터 야당과 공유하고,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 의원의 의견도 심사와 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다뤄지도록 하겠다. 의석수가 적다는 이유로 의견의 가치까지 가벼워지지 않도록 167명 의원 모두의 의장으로서 균형을 잡겠다.

 

Q5.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도가 선택과 집중해야 할 분야는 어디인가?

 

재정이 어렵다고 모든 사업을 같은 기준으로 줄여서는 안 된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교통과 교육처럼 일상에 꼭 필요한 분야는 우선 지켜야 한다. 반면 성과가 불분명하거나 집행률이 낮은 사업, 기능이 중복되거나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AI와 광역교통망처럼 경기도의 미래 경쟁력과 일자리로 이어질 투자도 중단돼서는 안 된다. 민생을 지키는 예산과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가 균형을 이루도록 사업의 효과와 우선순위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세출 조정과 함께 지방의 역할에 걸맞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입 구조와 국비 사업의 지방비 분담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

 

Q6.반도체·AI 등 첨단산업 시대에 경기도의회가 준비해야 할 정책은 무엇인가?

 

첨단산업 정책은 대기업 유치나 산업단지 조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반도체와 AI 산업의 성장이 도내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청년의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전문인력 양성과 연구개발, 창업기업 지원, 교통과 산업 기반시설도 함께 준비할 필요가 있다.

 

도의회는 산업 변화에 필요한 조례와 예산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면서 투자의 효과가 지역경제와 도민에게 어떻게 돌아오는지 살펴야 한다. 기술의 발전 속도만 좇기보다 산업 경쟁력과 지역의 성장이 함께 커질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추진 과정도 끝까지 점검하겠다.

 

Q7.경기교육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역과 가정의 여건이 교육 기회의 차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신도시와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과밀학급과 학교 부족, 장거리 통학 문제가 나타나는 반면 농촌과 구도심에서는 학학교와 교원, 돌봄과 통학 지원을 지역별 수요에 맞게 배치하고 미래교육에 필요한 환경도 고르게 갖춰야 한다. 도의회는 교육청의 정책과 예산이 학교 현장의 필요에 맞게 설계됐는지 면밀히 심사하고, 정책토론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 교원의 목소리를 대안으로 연결하겠다. 모든 아이가 사는 곳에 관계없이 충분한 교육 기회를 누리게 하는 것이 경기교육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Q8.용인 출신 의장으로서 용인의 도시 성장과 교통·교육·문화 인프라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용인은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과 인구의 성장 속도에 비해 교통과 교육, 문화 인프라가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 시민의 불편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개발사업과 생활 기반시설을 따로 추진하지 말고 도시의 미래 수요를 내다보며 함께 준비해야 한다.

 

특히 분당선 연장은 용인의 교통 편의를 넘어 화성과 오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고 반도체 산업단지와 배후도시를 뒷받침할 광역교통 사업이다. 학교와 통학 여건, 생활권별 문화시설도 인구 증가에 맞춰 확충해야 한다.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용인의 성장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챙기겠다.

 

Q9.임기를 마쳤을 때 도민들에게 어떤 의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제 이름보다 제12대 경기도의회의 성과가 먼저 기억되기를 바란다. 도민에게는 삶의 문제를 조례와 정책, 예산으로 해결한 의회로, 의원들에게는 각자의 소신과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었던 의회로 남고 싶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으로서는 지방의회법 제정에 분명한 진전을 이뤄 지방자치의 새로운 길을 연 의장으로 평가받고 싶다.

 

제 정치철학은 ‘상선약수(上善若水)’다. 물처럼 낮은 곳의 작고 절박한 목소리를 먼저 듣되, 민생을 지키고 낡은 제도를 바꾸는 일에는 물이 바위를 깎듯 끈기 있게 나아가겠다. 물은 자신의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지나간 자리에 길을 만든다. 저 역시 이름보다 지방의회의 온전한 독립에 물꼬를 튼 의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 카카오톡
  • 네이버
  • 인쇄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