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 기본기로 서구 무용수들과 피지컬 장벽 극복하며 로잔 발레콩쿠르 2위
염다연은 발레가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했다. 염다연은 아버지에게 배우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발레를 정말 좋아해서 어려움도 이겨냈다고 말했다. 힘들 때마다 연습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연습실로 향했다고 한다.
염다연은 지난 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발레 콩쿠르에서 결선 진출자 21명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는 15~18세 무용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해외 발레단이나 발레학교 진출의 등용문으로 알려져 있다. 염다연은 현장 관객 투표로 결정되는 관객상도 함께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염다연에 대해 섬세한 상체 움직임과 연기, 음악성이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무용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염다연은 통상적인 예중·예고 과정을 밟지 않았다. 서울 배화여중을 졸업한 뒤 예고 대신 홈스쿨링을 선택했고, 전 뉴질랜드 왕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 출신인 아버지 염지훈에게 집중 지도를 받았다. 염다연은 대학 진학이 아니라 해외 발레단 입단이 목표였기 때문에 홈스쿨링이 더 맞다고 생각했다. 염지훈 대표는 홈스쿨링을 결정한 이유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이며 학교 생활을 하다 보면 기본기를 다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염지훈 대표는 염다연을 마치 들판에서 씨앗을 뿌리듯이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혹독하게 훈련했다고 한다. 염지훈 대표는 인터뷰 내내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염다연은 서구권 무용수들의 키와 골격, 근육 등 신체적 조건을 마주하며 혼란스럽기도 했고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염다연은 체격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무대 해석과 연기력을 활용했다. 결선 경연작인 쥘 페로가 안무한 '에스메랄다'를 몸에 익혀 자다 일어나서도 바로 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염다연은 알람 소리도 에스메랄다 음악으로 설정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기존의 강한 이미지 대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고 남자 파트너를 유혹하는 것처럼 솔로로도 연기했다.
현대무용 부문에서는 알렉산더 목시리 안무의 '익스텐션(Extinction·절멸)'을 선보였다. 염다연은 멸망된 세계에 홀로 떨어진 느낌, 손을 아무리 뻗어도 닿을 곳이 없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그는 체격의 열세를 기본기와 해석, 표현력으로 보완하려 했다. 글로벌 무대의 압박감과 고강도 훈련을 견디는 방법은 '걷기'였다.
염다연은 아버지와 싸우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혼자서 많이 걸어 다녔다고 한다. 그는 저녁에 수업이 끝나고 압구정으로 운동 갈 때도 걸어갔다고 한다. 염다연은 어머니가 항상 응원해주고 버팀목이 되어주셨다고 말하며 지금까지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염다연은 발레 스쿨 진학 대신 메이저 해외 발레단 연수 단원 입단을 목표로 차기 행선지를 조율 중이다. 염지훈 대표는 1위 입상자가 컨템포러리 성향의 컴퍼니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염다연이 원하는 메이저 클래식 컴퍼니를 선택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다연은 표현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감정이 잘 닿을 수 있도록 연구를 많이 한다고 한다. 그는 영국 로열 발레단 무용수 마리아넬라 누녜스를 롤모델로 삼고 있으며, 앞으로 클래식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해외 진출에 앞서 염다연은 오는 28일 코리아유스발레스타즈에서 주최하는 '백조의 호수' 흑조 그랑 파드되 무대에 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