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헌법 개칭으로 '정상국가화' 추진하며 적대적 두 국가 기조 강화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기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개칭하며 헌법적 기반을 재정립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가 발전의 필수적 요구를 반영하여 헌법을 수정·보충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개정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명칭 변경은 북한이 일반적인 주권국가들의 헌법 명칭을 수용함으로써 이른바 '정상국가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1948년 건국헌법 제정 이후, 1972년 사회주의 혁명 완수를 선포하며 '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을 도입했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국가주석제를 신설해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했으며, 사회주의 헌법은 이를 상징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기점으로 1948년 건국헌법의 명칭으로 회귀함에 따라,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상징하던 '사회주의 헌법'과의 단절을 시도하고 김정은 시대의 독자적인 통치 기반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헌법 개칭은 북한이 천명한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헌법적 차원에서 반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통일 목표를 배제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김일성 시대의 유산인 '전체 조선의 사회주의 혁명'과 관련된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삭제함으로써 과거의 이념적 목표와 거리를 두고, 현재의 국정 방향에 맞춰 헌법적 토대를 재편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헌법 명칭 변경에 대해 "김정은 시대에 맞게 국가 브랜드를 바꾸는 것"이라며, "김정은의 권력 기반 공고화 추세에 맞춰 국가 브랜드를 재정립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24년 1월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반영한 헌법 개정을 지시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수정 내용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이러한 전략적 모호성은 복잡하고 유동적인 국제 정세 속에서 상황을 관망하며 대외적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