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강연 발언 논란 이후 국방부에 사과

국군대전병원장 이국종 교수가 최근 군의관 대상 강연에서 국내 의료체계를 강하게 비판한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국방부에 사과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발언이 알려진 후 국방부 담당자에게 연락해 "군의관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지만 결과적으로 죄송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국방부는 이 원장의 그간 성과와 취지를 고려해 이번 사안을 사실상 불문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지난 14일 충북 괴산에서 열린 의무사관 후보생 대상 강연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여기 오기 싫었다. 후배들에게 미안해서 해줄 말이 없지만 교장이 해달라 하는데 나도 국방부에서 월급 받는 입장이라 수락했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놈들이 해먹는 나라"라며 "이게 수천 년간 이어진 조선반도의 DNA고 이건 바뀌지 않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라는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또한 이 원장은 자신의 동료들이 외상외과를 떠난 사례를 언급하며 "서울대, 세브란스(병원) 노의들(고령 의사)과 공무원들에게 평생 괴롭힘 당하며 살기 싫으면 바이탈과(중증외상센터) 하지 마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9년 설 연휴 기간 응급실 근무 중 과로사한 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언급하며 "한평생을 외상외과에서 열심히 일했는데 바뀌는 건 하나도 없더라. 내 인생 망했다"라며 "나랑 같이 외상외과 일하던 윤한덕 교수는 과로로 죽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마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덴만의 영웅'으로 알려진 이 원장은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주인공 백강혁 캐릭터의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발언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되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이 원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정책이 무리했음을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역시 이 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현장에 무지한 고위 공무원들이 국가 중대사를 엉성하게 결정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사례로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 원장의 과거 성과와 발언 취지를 고려해 이번 사안에 대해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