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위법 판결, 증시 영향 제한적…자동차·반도체 등 업종별 셈법 달라
미국 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전체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자동차, 반도체 등 업종별로 차별화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23일 코스피지수는 미국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주요 종목도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된 관세율 15%가 한국의 기존 상호관세율과 동일한 수준이라 증시 흐름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후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협상을 통해 설정된 상호관세율 15%가 122조 15% 보편관세로 대체되면서 관세율 변화가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IEEPA에 근거한 관세가 무효화됐지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는 유지되기 때문에 수혜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 자동차 업종은 트럼프 행정부가 경쟁국과 동일한 15%로 관세를 확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얻고 있다. 지난해 한미 협상으로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지만, 최근 미국 정부는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 지연을 이유로 25% 재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관련 리스크가 축소되면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는 글로벌 관세 수준인 15%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대로 관세율이 25%로 상향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관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었지만, 대법원 판결로 자동차 관세 부담 증가 리스크도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50% 품목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철강 업종은 고율 관세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IEEPA 관세라는 무역 수단을 상실한 트럼프 행정부에게 무역확장법 232조는 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철강 업종의 전면적 관세율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체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아직 품목 관세율이 정해지지 않은 반도체를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어, 반도체 업종 역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화장품, 음식료, 헬스케어 등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122조에 근거한 15% 관세는 안보 관련 자원 및 제품, 필수 의약품, 일부 식료품 등이 예외이며, 이후 301조, 232조 적용 국면에서도 음식료, 화장품 등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주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화장품, 음식료,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