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Y] 성경책 연쇄 도난 사건의 전말

기독교 전문 서점을 운영 중인 제보자에겐 잊지 못할 손님이 있다고 한다. 늘 정갈한 검정 머리에 두꺼운 뿔테 안경, 그리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국방색 코트’를 입고 나타난다는 노년의 신사, 황 씨(가명). 언제나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는 ‘젠틀맨’이었던 그에게 점점 의문이 들기 시작한 건, 서점에서 성경책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분명 판매한 적 없는 고가의 성경책이 수십 권씩 사라지는 날이 늘면서 속이 타들어가던 어느 날, 서점 직원의 날카로운 눈썰미에 뜻밖의 장면이 포착됐다고 한다.
“딱 이 자리예요.
여기서 앉았다 일어났을 때 책이 없으니까.
근데 그 시간이 한 10초, 15초?”
- △△ 기독교 서점 주인
CCTV를 돌려본 제보자는 심상치 않은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황 씨가 성경책을 뭉텅이로 꺼내 사각지대로 자리를 옮긴 뒤 수상한 움직임을 보였던 것. 특히 그가 앉았다 일어나기만 하면 그가 옮겨 놓은 성경책들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법을 부린 듯 한껏 부푼 몸집으로 서점을 빠져나갔다는 황 씨.
심지어 단 2주 동안 CCTV로 확인된 방문 횟수만 네 차례, 피해 금액도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제보가 전국 각지의 기독교 서점에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연락처 이름이) ‘목사’로만 입력이 돼 있어요.
신학생들 책을 사주러 온다고 처음에는 그렇게 말했어요. ”
- 00 기독교 서점 주인
각 서점의 오랜 단골이자 VIP 손님이었다는 황 씨. 심지어 일부 서점에는 자신을 목사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성경을 훔친 목사’인 걸까. 서점 주인들은 혼란스러워 했다. 하지만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황 씨는 단 한 권의 책도 훔친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까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라진 성경책들과 반복되는 피해 제보. 모든 것은 단순한 오해였던 걸까, 아니면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전국 서점을 돌며 모습을 드러낸 이 노신사의 정체는 무엇일까. 5월 8일 금요일 밤 8시 50분에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성경책 연쇄 도난 사건의 전말을 추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