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 진화 중 노후 헬기 추락
30년 된 헬기 추락으로 조종사 사망, 항공기 내구연한 논의 재점화
경북 의성군에서 산불 진화 임무를 수행하던 노후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산불 진화용 항공기의 안전성과 내구연한에 관한 논의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26일 오후 12시 51분경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일대에서 강원특별자치도가 임차한 헬기가 산불 진화 작업 중 추락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사고로 헬기에 탑승하고 있던 73세 A씨 기장이 사망했다.
현장 조사 결과, 추락한 헬기는 제작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헬기는 강원특별자치도가 임차해 의성 지역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안전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항공안전법상 헬기 내구연한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행 항공안전법은 기령이 20년을 초과한 항공기에 대해 운영현황, 정비계획, 수리내용 등을 보고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헬기의 내구연한은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정비 상태가 양호하다면 노후 헬기도 계속 운항이 가능한 실정이다.
산불 진화 현장에서는 헬기들이 연료량에 따라 순차적으로 운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투입된 헬기의 약 절반은 지상에서 연료 보급, 정비, 휴식 등을 취하며 대기 상태로 유지된다.
항공 안전 규정에 따르면, 야간에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헬기 운항이 제한된다. 바람이 초속 5m/s 이하로 불 경우에만 헬기 운용이 가능하지만, 야간에는 강풍이 부는 특성상 헬기 이륙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되는 헬기의 노후화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산불 진화용 항공기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