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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D-1, “부산, 우리 자리로”... 부산아이파크, 레전드 DNA로 명가부활 선언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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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파크 개막전 포스터
▲개막전 포스터 / 포스터제공=부산아이파크

부산아이파크가 2026 하나은행 K리그2 시즌을 앞두고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부산에 축구를 돌려드립니다"라는 선언은 단순한 1부 리그 승격을 넘어 한국 프로축구 초창기 중심축이었던 부산 축구의 본질적 회복을 의미한다고 구단 측은 밝혔다.

 

부산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 프로축구를 이끌었던 명문구단이었다. 부산 축구의 상징 김주성은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스위퍼 세 포지션 모두에서 K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된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K리그 최초의 영구결번 16번은 그의 위상을 보여준다.

 

김주성의 창의적 플레이와 멀티 포지션 능력은 현재 부산아이파크 중원의 핵심 김민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민혁은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3선까지 소화하는 폭넓은 전술 이해도와 날카로운 패스 능력을 갖췄다. 2023년 K리그1에서 울산의 우승골을 넣으며 '우승 DNA'를 입증했다.

 

부산 공격진의 계보도 뚜렷하다. '한국의 게르트 뮐러'로 불렸던 이태호가 남긴 부산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의 무게는 김찬에게 넘어갔다. 김찬은 이태호의 섬세한 기술과 결정력에 압도적인 피지컬과 현대적 기동력을 더한 '넥스트 이태호'로 평가받는다.

 

'판타지스타' 안정환이 상징했던 부산 축구의 낭만은 2026년 '승격 청부사' 크리스찬을 통해 재현될 전망이다. 크리스찬은 장신임에도 기동력과 공중볼 장악 능력을 겸비했으며, 박스 안에서 양발과 헤딩을 활용한 정확한 마무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화려한 테크닉과 강한 정신력으로 팀의 흐름을 바꾸던 안정환처럼, 크리스찬 역시 결정적 순간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원의 전술적 지능도 세대를 건너 전승되고 있다. '컴퓨터 링커' 조광래는 넓은 시야와 정교한 패스로 경기를 설계하며 한국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평가받았다. 체격과 스피드의 한계를 뛰어난 축구 지능으로 극복했던 그의 계보는 '중원의 FSD' 이동수로 이어진다. 이동수는 탄탄한 피지컬과 볼 소유 능력을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하면서도 넓은 시야로 전진 패스를 시도하는 현대적 미드필더다.

 

가장 상징적인 것은 리더십의 계승이다. 1990년 월드컵 대한민국 주장을 역임한 故 정용환은 크지 않은 체구에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대인방어 능력으로 시대를 지배한 수비수였다. 그는 부산 대우에서 11시즌 동안 168경기에 출전하며 9골 4도움을 기록했고, 정규리그 2회(1987, 1991), 아시아클럽선수권(1986), 아시아·아프리카클럽선수권(1987) 우승을 이끌었다.

 

1986 멕시코 월드컵과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 출전했으며, 특히 1990년에는 대표팀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단 한 번의 레드카드 없이 팀의 후방을 지킨 그의 품격은 '김호-정용환-홍명보-김민재'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명수비 계보의 한 축을 담당했다.

 

현재 캡틴 장호익이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풀백과 스토퍼를 넘나들며 활동량과 가로채기 능력으로 약점을 극복해 온 장호익은 故 정용환과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 주어진 신체 조건을 극복하는 노력과 근성, 그리고 온화하게 팀을 감싸는 리더십은 부산아이파크만의 전통이라고 구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러한 명문 재건의 중심에는 41세의 김홍섭 신임 단장이 있다. 역대 K리그 최연소 단장인 그는 과거의 영광을 단순히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그 DNA를 현재의 선수단과 구단 운영에 접목시켜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부산아이파크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구상민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꾸준히 거치며 성장하고 있는 백가온, 개성고등학교의 3관왕을 이끌었던 이호진 등 젊은 선수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부산의 계보가 젊은 리더십과 맞물려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아이파크가 말하는 '우리 자리'는 단순히 순위표의 최상단이 아니다. 역사와 전통, 그리고 '부산'이라는 이름이 지녔던 압도적인 무게감을 되찾는 것이라고 구단 측은 강조했다. 구단은 포스터와 특별 영상을 연이어 공개하며 명문구단의 귀환을 팬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3월 2일 구덕운동장에서 시작되는 것은 한 시즌의 개막이 아니라 명문구단의 귀환이다.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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