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 증가, 세계 무기 시장 점유율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가자 전쟁의 영향으로 2024년 세계 방산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24년 세계 100대 방산기업의 총매출이 6천790억달러(약 997조원)로 전년보다 5.9%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방산 4사(한화그룹,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매출은 약 31% 급증하며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한국 방산 4사의 합계 매출은 141억달러(약 21조원)로, 세계 100대 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7%에서 2024년 2.1%로 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K2 전차 등 기갑 전력을 중심으로 폴란드 대형 수출을 본격화한 결과이며, 전통적인 유럽의 방산 강국인 독일과 9∼10위권에서 경합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한화그룹은 자주포, 다연장로켓, 120㎜ 자주박격포의 수출 증가와 국내 납품 확대로 무기 매출이 42% 증가한 80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20대 방산 기업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LIG넥스원과 현대로템도 각각 순위를 올렸지만, KAI는 매출 감소로 순위가 하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안보 위기감이 커진 유럽에서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대대적인 군사력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방산업체들이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은 국제 방산 시장에서 새로운 무기 체계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남북 대치라는 특수한 안보 환경으로 인해 포탄, 전차, 자주포에서 전투기, 군함에 이르는 체계적인 무기 체계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는 결과적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신속하게 우수한 성능의 무기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납품할 수 있다는 K-방산의 강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SIPRI는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적인 수요 증가 속에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방산 업체들의 생산 문제로 인한 납품 차질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무기 생산 업체들은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을 끌어올렸고 생산 능력을 확충한 것도 사실이지만, 비용과 납기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도전 과제에 여전히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기업들의 합산 매출은 전년보다 10% 감소했으며, 세계 100대 방산기업 총매출에서 중국 기업의 비중도 2023년 16%에서 2024년 13%로 줄었다. SIPRI는 중국의 군수 조달 과정에서 제기된 부패 의혹으로 인해 주요 무기 계약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