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동탄경찰서, 지역사회 중심 안심공동체 135명의 시민이 경찰과 손잡다

거리를 누비는 우체부의 시선, 아파트 구석구석을 살피는 관리소장의 눈길, 태권도장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는 관장의 주의 깊은 관찰. 이들의 일상적 움직임이 동탄의 새로운 치안 체계로 탈바꿈하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된 이 실험적 공동체 안전망은 경찰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12만 주민의 안전을 시민의 힘으로 보완하려는 시도다.
동탄지구대 앞마당. 노란 제복을 입은 집배원 15명이 '우리마을 범죄발견신고단' 완장을 팔에 두르고 있다. 이들의 손에는 우편물과 함께 지역 안전이라는 새로운 책임이 쥐어졌다.
한 집배원은 "매일 같은 동네를 다니다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며 "이제는 그런 감각이 범죄 예방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태권도복을 입은 관장 15명은 '우리마을 안심무도보안관'으로 위촉됐다. 이들은 아이들의 등하교를 지키고, 체육관 주변 우범지역을 순찰한다. 무도인의 기백이 아이들과 여성의 안전을 지키는 방패가 되는 셈이다.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는 통장 80명은 '우리마을 범죄예방모니터단'으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25명은 '아파트보안관'으로 활동한다. 이들은 주민들의 불안 요소를 청취하고, 환경 개선이 필요한 곳을 발견하며, 범죄 취약 지점을 모니터링한다.
동탄은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고층 건물 숲에서 경찰의 시선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공백을 메우는 것이 바로 이 135명의 시민 수호자들이다.
"경찰관 1인당 3,300여 명의 주민을 담당합니다." 동탄지구대 성보경 대장의 말에는 현실적 한계와 대안적 해법이 동시에 담겨 있다. 그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지역 안전을 위해 나서준 주민들이 진정한 영웅"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동탄의 실험은 단순한 인력 보충이 아닌 공동체 의식의 부활을 의미한다. 각자의 일상에서 조금 더 주의 깊게 주변을 살피는 135명의 시선이 모여 안전이라는 그물망을 짜고 있다. 이 그물망의 촘촘함이 범죄의 틈을 좁히고, 주민들의 불안을 덜어내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동탄의 실험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