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39년 만의 개헌 시도 무산… 국민의힘 불참 속에 투표 불성립
국회는 39년 만에 추진한 헌법 개정안 표결에서 국민의힘의 전면 불참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이번 개헌안은 계엄에 대한 국회 승인권 도입,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명시, 국가 지역균형발전 의무 명시, 헌법 제명 한글화 등을 내용으로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헌안 상정하며 "1987년 이후 39년 동안 멈춰 있었던 헌법 개정의 문을 여는 역사적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금 꼭 필요하면서도 사회적 동의가 가장 넓은 것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헌안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6개 정당이 공동 발의했으며, 현행 87년 헌법 체제를 시대 상황에 맞게 수정하려는 시도였다. 표결은 기명 투표로 진행되었으나, 명패 수 확인 결과 의결정족수인 191명을 채우지 못했다. 구속 중인 강선우 의원의 표결 불참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의 찬성표가 필요했지만, 국민의힘은 전원 불참했다.
개헌안 불참에 대해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결정"이라며 "이 기회를 놓친다면 국민의힘은 영원한 내란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양심과 소신에 따라 개헌안 표결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39년 만에 개헌 의결 절차를 거치고 있는데 한쪽 구석이 텅 비어 있어서 유감스럽다”라며 “국민투표로 가기도 전에 국회 의결에서 투표 불성립 결과가 나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사법 시스템 파괴 세력이 주도하는 개헌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일방적 개헌을 밀어붙이는 건 선거를 앞둔 정략적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방청석에서는 “꺼져!”,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와 여당의 오만한 폭주에 맞서 싸울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헌은 정략적 선거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며 선거가 없는 시기에 차분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오는 10일까지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했지만, 이번 표결 무산으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는 8일 본회의에서 개헌안 재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