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상호관세, 포스코그룹 '삼중고'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 한국 최대 철강기업인 포스코그룹의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했으나, 자동차와 철강 등 핵심 품목에 대한 25%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의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은 이미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이라는 추가적인 위협에 직면했다.
여기에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고환율 현상은 원자재 수입 비용과 금융 부담을 증가시키며 기업의 수익성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이차전지 사업 역시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의 수요 침체 현상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차전지 시장의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그룹은 전통적인 철강 사업을 기반으로 이차전지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왔다. 한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상사 부문은 최근 LNG 사업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내 일부 긍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으나, 그룹 전체의 두 핵심 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부문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재무 상황을 살펴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설비투자(CAPEX)에 사용한 금액이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처음으로 초과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수익보다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재무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계열사들의 자금 확보를 위한 차입 확대로 포스코홀딩스의 순차입금 비율은 2022년 9.6%에서 2024년 18.2%로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부채 비율 상승은 금리 상승기에 기업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하는 고환율 현상은 포스코그룹에 양면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철강 부문은 환율 상승으로 해외 매출액이 원화 기준으로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동시에 수입 원재료 비용과 외화차입금 부담도 함께 증가하는 부정적 측면이 공존한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그룹의 이익 창출력이 둔화된 가운데 높은 투자부담으로 현금흐름 적자가 지속되지만 우수한 재무안정성은 유지할 것"이라며 "이차전지 사업의 재무개선 여부와 투자기조 변화 여부가 향후 주요 평가 쟁점"이라고 분석했다.
철강 산업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포스코그룹의 수익성 개선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될 경우, 한국 철강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