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예고하며 최대 30조 손실 경고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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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과반 노조가 되면서 법적 근거를 확보하고 총파업을 예고하며 회사의 잠재적 손실 규모를 경고했다. 

 

노조는 5월 중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최소 20조 원에서 최대 30조 원의 손실이 회사 측에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 약 300조 원의 6~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 노조로서 근로자대표 지위를 인정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합원은 7만 5천여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과반 기준선인 6만 4천 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과반 노조가 됨에 따라 단체교섭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으며, 사측은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과반 노조가 탄생한 것이다.

 

초기업노조는 과반 노조 선언 이후 23일 궐기대회 개최 예정이며, 3만~4만 명의 조합원 참석을 예상한다. 

 

또한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18일간 파업할 경우 최소 20조 원에서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 측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집회와 파업 예고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사업장 점거 등 불법적인 쟁의행위를 막고, 반도체 공장의 화학물질 유출 등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위법한 쟁의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무법인 검토에 따라 정당한 파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사내 시스템을 이용해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직원을 수사 의뢰했다. 

 

회사는 해당 직원의 행위가 노조 미가입자 불이익 조치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일부 조합원들이 부서원들의 조합 가입 여부를 체크하는 사례를 확인했다”며 “이런 부분은 분명 잘못됐고 회사가 수사를 의뢰한 만큼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는 의사를 사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상한선 폐지 여부이다. 삼성전자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는 당해 실적이 목표치를 넘어서면 초과이익의 20% 내에서 개별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방식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을 두지 않는 경쟁사 SK하이닉스의 사례를 들며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초기업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회장님에게 고한다”며 “과거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파행적 노사 관계의 책임은 회장에게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또한 “회장님이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노조와의 대화 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며 “진정한 노사 관계 정립을 위해 회장님이 직접 밖으로 나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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