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Y] 학교폭력은 어떻게 콘텐츠가 되었나?

동네에서 누구보다 씩씩하고 밝기로 소문났던 아홉 살 성호(가명). 그런데 두 달 전, 성호는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다. 친구를 따라간 학교 체육관. 그곳에서 성호를 기다리고 있던 건 처음 보는 형들과의 싸움판이었다. 성호는 싸움을 거부했지만, 아이들은 그런 성호를 폭행한 뒤 자리를 떠났다. 다음 날, 사과하겠다는 말을 믿고 다시 아이들을 만난 성호. 하지만 돌아온 건 사과가 아니라 또 한 번의 싸움 강요였다. 아이들은 성호를 둘러싸고 싸움을 시켰고, 그 모습을 환호하며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아이들은 이런 싸움을 '야차'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그냥 싸우면 끝인 건데 녹화하는 의도가 뭘까를
계속 고민하게 되는 거죠.”
- 성호(가명) 아버지
취재를 시작한 제작진은 놀이터부터 폐건물, 주차장까지 전국 곳곳에서 같은 방식으로 벌어지는 '야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규칙을 만들고 관중과 심판을 세운 뒤 마치 하나의 경기처럼 싸움을 진행했고, 그 장면을 빠짐없이 영상으로 남기고 있었다. 아이들은 왜 서로의 싸움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 걸까.
“입장료를 받는 거죠. 계정에 영상을 올려놓고
입장료를 받으면 영상을 볼 수 있게 받아주는 거죠.
좀 더 자극적이고 잘 싸우고 피가 터지고 이런 것들을 좋아하더라고요.”
- 과거 야차방 운영자
더 충격적인 사실은 아이들이 직접 찍은 이 영상들이 누군가의 돈벌이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싸움 영상을 제보하면 문화상품권이나 기프티콘을 주는 익명방이 존재했고, 이렇게 모인 영상들은 비공개 계정을 통해 거래되고 있었다. 더 자극적이고 잔혹한 영상일수록 더 높은 값이 붙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자극적인 싸움 영상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 뒤 불법 도박 사이트 가입을 유도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비즈니스 구조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폭력이 놀이가 되고, 놀이가 영상이 되며, 영상은 다시 돈이 되어버린 아이들의 세계. 우리는 이 잔혹한 연결고리를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까.
17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아이들의 폭력을 미끼로 돈을 버는 '야차 비즈니스'의 실체를 추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