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곳 동시 산불... 축구장 1.1만 개 크기 산림 피해
경상남북도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사흘째 계속되면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4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축구장 1만900개에 달하는 산림이 소실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3일 오후 9시 기준으로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울산 울주, 경남 김해, 충북 옥천 등 5개 지역에서 중·대형 산불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산림 7778헥타르가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으며, 대부분의 화재 원인은 용접 불꽃 등 인재(人災)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21일 오후 경남 산청군 사천면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과정에서 경남 창녕군 소속 광역산불진화대원 3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이 고지대에서 불길에 고립돼 사망했다. 함께 진화 작업을 벌이던 대원 5명과 대피 중이던 주민 1명도 연기 흡입 등으로 부상을 입었다.
"산청 산불은 현재 진화율 71%를 보이고 있으며, 주택 90동이 전소되고 20동이 부분 피해를 입었다"고 중대본 관계자는 전했다. 이로 인해 총 1988명의 주민이 인근 대피소로 긴급 대피한 상태다.
산불 규모가 가장 큰 경북 의성에서는 성묘객의 실화로 시작된 화재가 22일부터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초속 17.9미터에 달하는 강풍과 골짜기에서 산꼭대기로 부는 골바람이 불길을 확산시켜 23일 오후 9시 기준 진화율이 60%에 그치고 있다.
울산 울주군에서도 22일 발생한 산불이 계속되면서 산불 3단계가 발령됐으며, 진화율은 72%다. 경남 김해(진화율 96%), 함양(100%), 충북 옥천(100%) 등지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으나 대부분 진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공중지휘기 통제하에 지방자치단체, 소방, 경찰, 군 등이 보유한 진화 헬기 111대를 투입해 대대적인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울산, 경북, 경남에 재난사태를, 피해가 큰 경남 산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며 "재난사태가 선포된 3개 시도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