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기술 공급망 리스크 심화… 한국, 전문성·역량 확장 노력
양자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독점적인 공급망 지배가 현실화되면서 국제적인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재료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통제하면서 양자 기술 생태계의 냉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양자 팹 구축을 통해 전문성과 역량 확장에 힘쓰며 공급망 리스크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알레산드라 콜레키아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혁신국(DSTI) 과학기술정책 헤드는 “양자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관련 주요 재료 약 70%에 대한 채굴과 정제를 지배하고 있다”며 “주요 재료의 절반 가량은 중국이 이미 전 세계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콜레키아 헤드는 공급망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온트랩 기반 양자컴퓨터 개발 과정에서 재료나 부품의 90% 가량을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래의 공급망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자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부품과 재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공급망 불안정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 간 양자 기술 경쟁 심화 역시 공급망 리스크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콜레키아 헤드는 “국가 간 양자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 통제를 사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며 “수출 통제는 양자기술 생태계에 광범위한 냉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중 용도 기술이라는 양자기술의 특성상 관련 분야의 수출 통제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한국은 양자 팹 구축을 통해 양자 부품의 나노 제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전문성과 역량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콜레키아 헤드는 한국이 양자 과학기술과 양자기술 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고 있으며, 국제협력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의 양자 통신 분야에서 상업적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관련 스타트업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OECD는 '양자 기술의 책임있는 개발 및 활용을 위한 권고안'을 준비 중이며, 한국에서 열린 워크숍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권고안은 인공지능(AI) 권고안과 같은 형태를 가지며, 양자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콜레키아 헤드는 양자 기술 선도국이 신흥 경제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기회를 찾고, 공급망 취약성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는 곧 '양자 과학 및 기술 탐색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며, 한국을 포함한 8개국 및 유럽연합(EU)의 양자 기술 생태계를 집중 분석한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한국 정부가 양자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역량 개발, 산업 생태계 활성화, 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