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 감소... 미국 관세조치 영향 본격화
한국의 5월 수출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한 572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조치와 자동차 수출 부진, 석유화학 제품 가격 하락이 이번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미국 수출이 크게 위축된 반면, 반도체와 선박 부문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6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소폭 증가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서는 5개 품목만이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 산업은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인 138억 달러(21.2% 증가)를 달성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3.9% 증가한 13억 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컴퓨터 SSD 수출은 2.3% 증가한 11억 달러로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으며, 바이오헬스 부문은 바이오 의약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4.5% 증가한 14억 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성장했다.
선박 수출도 4.3% 증가한 22억 달러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한 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특히 대미국 수출이 관세 조치와 조지아 신공장 가동 영향으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EU로의 전기차 수출 호조와 중고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수출액 측면에서는 4개월 연속 60억 달러 이상의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36억 달러(-20.9%), 32억 달러(-20.8%)로 크게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양 품목 가격이 급락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시장 중 2개 지역으로만 수출이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 감소로 8.4% 감소한 104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미국 수출은 무선통신기기, 석유제품, 이차전지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수출 급감으로 8.1% 감소한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음에도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 급감으로 1.3% 감소한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대EU 수출은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4.0% 증가한 60억 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했고, 대CIS 수출도 34.7% 증가한 12억 달러를 기록했다.
5월 수입은 5.3% 감소한 503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은 원유와 가스 수입 감소로 12.8% 줄어든 102억 달러, 에너지 외 수입은 반도체 장비 증가에도 3.2% 감소한 402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20억 5000만 달러 증가한 69억 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5월 누적 무역수지도 42억 달러 증가한 190억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한 점이 우려된다"며 "미국의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와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수출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관세 조치와 관련하여 미 정부에 입장을 전달하고 상호 호혜적 해결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추경을 통해 편성된 관세 대응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