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낸드 수요 증가에 발맞춰 2027년 공급 협상 개시

신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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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산업 성장세에 따라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낸드 플래시 수요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하며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ram 생산에 생산 능력이 집중되면서 낸드 공급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낸드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이며, 내년 물량은 완판되어 일부 빅테크 기업은 2027년 공급 물량 협상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일부 빅테크 기업과 2027년 공급 물량을 협의하고 있다. 낸드 공급 제한으로 내년도 물량이 사실상 완판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년 후 낸드 공급 물량 협상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eSSD를 중심으로 낸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생산 능력이 제한된 것은 사실”이라며 “데이터센터를 증설하고 있는 일부 빅테크 기업이 물량 확정을 위해 벌써 공급 협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AI 시장 성장세에 낸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낸드 수요는 전년 대비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요는 공급을 5% 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3위 낸드 기업인 키옥시아는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2029년까지 낸드 시장이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 AI 분야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9년까지 낸드 수요의 약 절반을 AI 관련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낸드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유지 보수와 첨단 공정 전환에 집중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규 증설하는 생산 라인은 HBM과 범용 D램 등에 집중되며, 낸드는 추가 증설보다는 첨단 공정으로 전환 투자가 주로 진행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메모리카드· USB용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128Gb 16Gx8 MLC)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4.9% 오른 4.3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가로, 올해 1월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낸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일부 공급사는 내년 계약을 완료하고, 분기에서 2~3개 분기로 가격 및 물량 계약 단위를 변경하고 있다. 2027년 공급 물량 협상을 개시한 곳도 다수”라며 “견조한 수요 대비 낸드 기업들의 증설 기조는 보수적이며, 이로 인해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 기조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램뿐만 아니라 낸드 사업에서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59조6927억원에서 76조5275억원으로 28%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55조499억원에서 70조5481억원으로 약 28% 상향 조정됐다.

신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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