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세계 첫 기어리스 상반회전 전기추진 기술 개발 착수

신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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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 276억원 투입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 혁신 도전
▲전기추진 상반회전 파워트레인 개발 방향 / 사진제공=
▲전기추진 상반회전 파워트레인 개발 방향 / 사진제공=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 최초로 기어 없는 상반회전 전기추진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는 기존 선박 추진 기술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 시도로 평가된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7일 HD현대일렉트릭, HD한국조선해양 등과 함께 '상반회전 추진시스템 기반의 중대형 선박 전기추진시스템 개발' 사업을 본격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관리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총 276억6천만원이 투입되며, 2025년 6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진행된다.

 

이번 사업에는 HD현대일렉트릭, HD한국조선해양,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등 산·학·연 17개 기관이 참여한다.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기어리스(gearless) 상반회전 전기추진 파워트레인을 개발해 국제 조선업계의 기술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상반회전 추진시스템은 복잡한 기계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기어, 윤활, 냉각 장치 등으로 구성된 기존 시스템은 마찰 손실과 유지보수의 어려움, 외산 부품 의존도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상반회전 기술의 실효성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사업화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롭게 개발될 파워트레인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 두 개의 프로펠러를 전동기로 개별 제어해 기어 없이 반대 방향 회전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복잡한 기계 장치 없이도 동일한 기능을 실현함으로써 추진효율 향상, 구조 단순화, 시스템 신뢰성 향상, 유지관리 용이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상반회전 방식의 핵심은 에너지 효율성에 있다. 두 프로펠러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앞쪽 프로펠러에서 발생하는 회전 운동 에너지를 뒤쪽 프로펠러가 받아 전체 추진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이를 통해 선박이 적은 에너지로도 효과적인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KRISO는 15MW급 전기추진 선박에 최적화된 파워트레인을 개발한 후 자체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고효율성과 신뢰성을 다각도로 실증할 계획이다. 이어 선급 인증 및 국제 표준화까지 연결해 글로벌 기술 주도권 확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책임자인 김명수 KRISO 선임연구원은 "기어 없는 전기추진 상반회전 파워트레인은 전기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인 추진 동력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이라며 "친환경 전기추진 선박의 실용성을 한층 높일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또 "이를 통해 추진 기술의 효율 향상과 중대형 선박용 추진전동기 등 주요 부품의 국내 공급망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술 개발은 단순한 추진 장치 개발을 넘어 상선 시장에서 전기추진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할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분야의 기술 초격차 실현과 국내 선박 추진시스템의 독립성 확보,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미래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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