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미술, 빛과 문화의 여정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이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과 협력하여 이슬람 미술의 정수를 선보이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이슬람 미술 1400여 년의 여정을 조명하며, 종교, 문화, 예술이 융합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이슬람 문화의 폭넓은 미감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에는 초기 쿠란 필사본, 미흐랍 석판, 모스크 램프, 기도용 카펫, 타일, 문 등 건축 부재와 더불어 금속공예품, 유리 공예품, 도자기, 카펫, 직물, 장신구 등 83건의 대표 유물이 출품된다.

전시는 종교 미술, 문화의 포용과 확장, 궁정 문화와 필사본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특히 쿠란 필사본은 양피지에 쓴 초기 필사본부터 티무르 제국 대형 필사본까지 이슬람 문자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며, 시대에 따라 다양한 서체와 장식 양식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 쿠란 필사본 교체 전시도 진행되어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공간은 돔 지붕과 팔각형 구조로 구성되어 모스크의 공간감을 구현하고, 이슬람 건축의 특징을 반영한다. 또한 도하 이슬람 예술박물관의 대표 전시 공간인 '다마스쿠스 귀족의 응접실'을 미디어아트로 재현하여 휴식 공간을 조성하고, 관람객에게 더욱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

권혜은 학예연구사는 미흐랍 석판에 대해 “무슬림들이 기도를 올릴 때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며, 미흐랍 석판의 등잔이 이슬람에서 진리이자 신 자체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권강미 학예연구관은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과 협업하여 대표 소장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자리”라며, 이슬람 미술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전시에는 그리스에서 유래한 천문 관측 도구인 아스트롤라베도 전시된다. 권학예연구사는 “아스트롤라베는 이슬람에서 크게 발전하여 ‘손안의 작은 우주’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이슬람 문화가 과학 기술 발전에도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샤나메 필사본은 종교, 문학, 역사, 과학이 어우러진 종합 문화유산으로, 정확한 대칭과 반복의 미학을 보여주는 이슬람 예술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으며,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 샤이카 나세르 알-나스르 관장은 “예술이 사람들을 연결하고 국경을 넘어 이해를 넓히는 힘을 기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디지털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