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냉장고를 부탁해’ 방영 연기 요청하며 화재 책임론 차단 나선다
대통령실이 이재명 대통령의 TV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방송사에 프로그램 방영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야권을 중심으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대응 과정에서의 대통령 일정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자 논란 차단을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가 9월 28일 오후에 진행됐다"며 "해당 프로그램의 방영 연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날짜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자원관리원 화재가 최고 단계인 '심각'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 내외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주장한 시점과 일치한다.
대통령실은 화재 대응 과정에 대한 상세한 시간대별 설명을 제시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방미 복귀 직후인 9월 26일 밤부터 화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피해 상황과 정부 대응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9월 27일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가 개최됐으며, 당일 오후 6시에 화재가 완전 진화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9월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해당 회의에서 9월 28일 오후 중대본 회의 개최와 부처별 점검 사항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인 예능 프로그램 녹화는 이날 오후에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은 오후 5시 30분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진우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의 '냉부해' 출연 시점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실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출연 시점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냉부해 촬영 시점을 수사로 밝히겠다"며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언급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터무니없는 의혹이라면 민주당이 언제 해당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촬영했는지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화재로 민생이 타들어 가는 순간에 촬영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