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만에 무죄 판결, 재심 승리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 투쟁 과정 단독 공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964년 성폭력에 저항하다 오히려 중상해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최말자 할머니가 61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역사적 순간이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18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193회는 최말자 할머니의 재심 과정을 다룬다. 프로그램 측은 모든 방송사 중 유일하게 할머니의 재판 과정에 동행하며 지난 10일 무죄 판결이 선고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1964년 경남의 한 마을에서 시작됐다. 당시 18세였던 최말자 할머니는 한 청년의 성폭행 시도에 맞서 그의 혀를 깨물어 저항했다. 그러나 가해자는 중상해죄로 맞고소했고, 최말자 할머니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판결문에는 "키스를 하게끔 충동을 일으키는데 보탬은 되었을 것이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재판 과정에서 판사는 최말자 할머니에게 "성폭행 청년과 결혼할 생각이 없느냐", "처음부터 호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냐"라고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말자 할머니는 56년이 지난 후 재심을 신청했지만 첫 재심은 기각됐다. 이후 거듭된 항고 끝에 사건 발생 61년 만인 올해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지난 9월 10일 최종 무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은 대표적 사례에서 61년 만에 정당방위를 인정받는 결과를 얻었다.

판결 직후 최말자 할머니는 "이겨냈다"고 외쳤다고 프로그램 측이 전했다. 이날 방송에는 리스너로 레드벨벳 웬디, 배우 김남희, 아나운서 박선영이 출연해 최말자 할머니의 여정을 함께 들었다. 웬디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울컥했다"며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1대1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10시 20분 SBS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