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사전투표소 투표용지 반출 파문

서울 신촌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외부로 반출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해당 투표소에서는 긴 대기 줄로 인해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들고 투표소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장에서 생중계 방송을 진행 중이던 한 유튜브 채널은 시민들이 투표소 밖에서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소지한 채 대기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투표용지를 받은 상태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전 11시경부터 오후 12시 25분경까지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 관외 선거인들의 본인 확인 및 투표용지 수령 후 기표 대기 줄이 투표소 밖까지 이어진 상황이 발생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오후 12시 25분쯤 외부 대기를 중단하고 본인확인과 투표용지 발급 속도를 조절했으며, 오후 1시 15분쯤에는 전국 지역선관위에 해당 상황과 주의사항을 전파했다"고 선관위는 설명했다.

선관위는 문제 해결을 위해 기표대 7개를 추가로 설치해 총 13개의 기표대를 마련했다. 당초 해당 투표소에는 기표대 6개와 관외 사전 투표를 위한 신분 확인 장비 7대만 설치되어 있었다.

선거 관리 당국은 유권자가 예상보다 많이 몰리면서 대기 인원이 투표소 밖까지 밀린 상황에서 투표용지 발급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한 관리상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투표소 밖에 경찰 및 안내요원이 배치되어 있었으나, 극소수의 선거인이 대기 줄에서 이탈하는 등 대기 중인 선거인에 대한 통제가 완벽하지 못했다"며 선관위는 공식 사과했다.

현장 조사에 따르면, 해당 투표소 건물은 2022년 1월 이후 사용되지 않았으며, 건물 내외부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소 관리관은 서대문구청 직원으로, 선관위로부터 교육과 위임을 받아 업무를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선거 관리의 중요성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