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에도 휘발유·경유 공급가 상승…주유소 가격 2000원 돌파 우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와 경유의 L당 최고가격이 각각 1934원, 1923원으로 올랐다. 2주 전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처음 발표된 가격보다 210원씩 높은 수치다. 정부는 유류세를 휘발유는 L당 65원, 경유는 87원씩 추가로 낮췄지만, 국제유가 상승폭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향후 2주간 최고가격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최고가격제 적용 대상에 선박용 경유도 새로 포함됐다. 제도 시행 첫날 고시된 가격은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실내등유 1320원이었다.
주유소 판매가격은 정유사 공급가격에 임차료, 인건비, 마진 등을 더해 결정되므로, 주유소 마진이 평균 100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휘발유와 경유 소비자가격은 L당 2000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기존 재고가 소진된 뒤부터 가격이 점차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일선 주유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며, 담합 등 부당이익 취하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정유사 유류 재고를 조사하고, 낮아진 세율이 공급가격에 바로 반영되도록 요청했다. 최고가격 상승은 지난 2주간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이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통해 기름값 상승폭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현재 휘발유 7%, 경유 10%인 유류세 인하율은 27일부터 15%, 25%로 확대된다. 법정 인하 한도는 37%지만, 일단 인하율을 15%, 25%까지만 확대했다.
소비자도 고유가 부담을 나누고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번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주유소 판매가격 기준으로 휘발유는 약 200원, 경유와 등유는 약 500원 더 올랐을 것으로 추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중동 상황에 따라 유류세를 추가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7일부터 석유화학 제품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출 통제에 돌입한다. 국내 생산된 나프타 수출 물량은 내수용으로 전환된다.
비료 주원료인 요소와 요소수의 매점매석 행위도 금지된다. 정부는 기업들이 재고 물량을 팔도록 유도하고, 베트남과 일본 등에서 요소 수입을 늘릴 계획이다. 영업용 화물차와 노선버스 고속도로 통행료는 한 달간 면제하고, 취약계층 지원도 확대한다.
이 대통령은 충남 서산시 한국석유공사 비축기지를 방문해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과 에너지 및 원료 수급 불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 세계가 동시에 겪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