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노소영 이혼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9440억 현금 판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도 분할 대상에 포함하며, 9년 만에 이혼 조정을 신청한 결과다.
두 사람은 1988년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하여 ‘세기의 결혼’이라 불렸으나, 최 회장이 2015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혼외자 사실을 공개하면서 관계가 파경에 이르렀다. 이후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2018년 2월 이혼 소송으로 진행됐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최 회장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하며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가진 SK주식 절반 수준의 분할을 청구했다. 핵심 쟁점은 SK 주식이 공동재산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최 회장 측은 상속받거나 증여받은 특유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혼인 기간 동안 양육과 가사노동을 맡으며 최 회장의 경영 활동을 뒷받침했으므로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SK주식 등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혼인 기간 중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최 회장 보유 주식의 가치가 크게 증대되었고, 이에는 노 관장의 가사 및 양육, SK그룹에 관한 대외적 활동이 기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식을 직접 분할하는 대신,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최 회장은 지분 변동 없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해졌으며, 노 관장 몫의 주식 중 부족한 부분은 최 회장이 현금으로 지급하게 됐다.
분할 대상 주식 가액 산정 기준은 이혼 소송 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했으며, 당시 SK 주가는 약 16만 원이었다. 재판부는 “항소심 변론 종결일 이후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 사이 SK주식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이는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제외됐다. 대법원 환송판결에 따라 노태우 지원금 300억 원은 최 회장 보유 주식의 형성이나 가치 유지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참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액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2024년 5월 위자료와 재산분할액을 각각 20억 원과 1조 3808억 원으로 늘렸다. SK그룹의 성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노 관장의 기여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인 만큼, 이 돈이 SK에 유입됐다고 해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파기환송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법적 보호 가치가 없는 뇌물로 판단한 것이다. 위자료 20억 원은 확정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조정에 회부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선고를 진행했다. 최 회장 측은 판결문 검토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최태원 회장은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오늘 판결에 대해서는 아직 판결문을 받아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의문을 검토한 후 구체적인 입장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