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엔기념공원, 잊혀진 전쟁의 영웅들을 품다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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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인 재한유엔기념공원 관리처장은 “내가 죽으면 전우들이 있는 한국에 묻어다오”라는 참전용사들의 마지막 부탁을 전하며, 지난 1년 7개월 동안 10명의 영웅들이 유엔기념공원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2015년 참전용사묘역 조성 이후 매년 세 분의 참전용사가 이곳에 잠들고 있다.

 

부임 후, 그는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귀환을 지켜보며 그 이유를 고민했고, 자신의 희생과 공헌이 의미 있었다는 ‘삶의 확인’이 첫 번째 이유라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유엔참전용사들은 90대를 넘긴 고령으로,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무엇을 남겼는지 되돌아본다.

 

한국전쟁은 그들에게 단순한 군 복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피 흘려 싸우고 지켜냈다는 기억은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기억으로 남는다. 

 

더욱이 전쟁의 폐허 속에 있던 한국이 오늘날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룬 모습을 보며, 그들은 자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자신들이 지켜낸 자유와 평화가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큰 자부심으로 남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 국민이 보여주는 깊은 감사와 존경이다.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리지만, 우리 국민은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는다. 

 

그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손을 잡고 감사를 전하며, 자유를 지켜낸 영웅으로 예우한다. 특히 정부의 재방문 행사와 유엔기념공원의 안장식에서 경험하는 따뜻한 환대는 참전용사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세 번째 이유는 전우에 대한 그리움이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세상에 없는 특별한 유대를 낳는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함께 싸우며 의지했던 전우는 일반적인 친구 관계와 다르다. 

 

살아 돌아온 참전용사들은 평생 먼저 떠난 전우들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 삶의 마지막 순간, 뜨거운 전우애는 그들이 향해야 할 마지막 장소의 이정표가 된다.

 

마지막으로 유엔기념공원이 가진 상징성과 평온함도 그들이 이곳에 잠들고 싶어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묘지이자, 자유와 평화를 위해 함께 싸운 국제 연대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죽음을 넘어 전우애와 평화, 그리고 기억을 이어가는 장소이기에 유가족들과 참전용사들은 가족과 전우가 아름답고 경건한 곳에서 영면하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 이곳을 정성 들여 가꾸는 것에 고마움을 전한다.

 

현재 유엔기념공원에는 14개국 2339분이 잠들어 있으며, 그중 37분은 이곳에 안장되길 직접 선택했다. 어쩌면 그들의 귀환은 단순한 안장이 아니라, 70여 년 전 함께 지키고자 했던 자유와 평화, 그리고 먼저 잠든 전우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귀환인지도 모른다.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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