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7년 만에 최대 상승... 월세도 역대 최고
서울 집값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과 막차 수요가 겹치면서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월세 가격 또한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민 주거난이 심화될 우려가 커졌다.
규제 완화 기대감과 더불어 규제 전 집을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 집값 급등세가 나타났고, 전세 매물 감소와 대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월세 가격 또한 가파르게 상승했다.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달 1.19% 오르며 전월(0.58%) 대비 오름 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이는 2018년 9월(1.25%) 이후 7년 1개월 만에 기록한 최대 상승 폭이다.
이번 통계는 9월 말 대비 10월 말의 가격 변동을 조사한 결과로, 10·15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이후의 시장 동향까지 반영됐다.
고강도 규제가 예고되면서 규제 이전 서울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린 것이 집값 급등장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강을 끼고 있는 성동(3.01%), 송파(2.93%), 강동(2.28%), 마포(2.21%) 등에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작년까지 강남·서초의 집값이 워낙 급등하면서 그보다 가격이 조금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라며 “규제 전 움직이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이례적인 집값 급등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천(0.12%), 도봉(0.16%), 강북(0.17%), 중랑(0.18%) 등 외곽 지역의 지난달 집값 상승률은 한강 벨트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서울 월세 가격 상승세 또한 심상치 않다. 지난달 서울 주택 월세는 0.53% 오르며 2015년 7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2020년 10월 112만원에서 올해 10월 146만원으로, 5년 만에 30.4% 상승했다. 올해 4인 가족의 중위소득이 609만 8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소득의 약 24%를 월세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웬만한 직장인 월 소득의 절반이 넘는 200만원 이상 월세 거래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10월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 중 200만원 이상 월세는 16%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8%였던 비율이 5년 만에 두 배로 뛰어오른 수치다. 월세 계약 건수 또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1~10월) 체결된 월세 계약은 47만 6634건으로, 2020년 같은 기간(23만 9888건) 대비 거의 두 배로 늘었다.
전체 전월세 계약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도 2020년 41.2%에서 올해 64.5%로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 월세 거래는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2법’ 시행 여파로 2021년 27만 1897건에서 2022년 38만 1837건으로 한 차례 급증한 이후 2년 동안 37만~38만건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세대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올해 들어 다시 10만건 가까이 급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임대차 시장에선 임대인이 우위에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보유세가 늘어나면 세금 부담이 전가되며 월세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무리한 부동산 규제로 내 집 마련 문턱과 임차료 부담이 동시에 높아지면서 무주택 서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