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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어쩔수가없다’ 작품상·감독상 등 6관왕 차지

홍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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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한 가장의 재취업기를 그린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6관왕을 차지하며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오랜 시간 품어온 꿈을 이룬 작품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수상으로 영화계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쩔수가없다’는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기술상, 음악상까지 수상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 수상 소감을 통해 “'어쩔수가없다'는 20년 전부터 품어온 꿈이 이뤄진 결과다. 한국영화로 만들 수 있어서 뿌듯하다”라며 “상상 이상을 해준 배우와 스태프들이 있었기에 수상이 가능했다”라고 밝혔다. 수상 소감은 미국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박 감독을 대신해 배우 이성민이 대독했다.

 

손예진은 ‘어쩔수가없다’에서 ‘미리’ 역할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8년 ‘아내가 결혼했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두 번째 수상이다. 손예진은 “7년 만에 영화를 했다. 

 

박 감독님이 같이 하자고 했을 때 좋으면서도 걱정이 됐는데 ‘미리’라는 캐릭터를 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결혼하고 아이 엄마가 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좋은 어른이 되고, 그 안에서 발전하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성민은 ‘어쩔수가없다’에서 ‘구범모’ 역할을 맡아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성민은 “'구범모'라는 멋진 캐릭터를 선물해준 박찬욱 감독 덕분에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영화를 홍보하며 많은 우정을 쌓은 동료 배우들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또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영화 ‘하얼빈’은 남우주연상과 촬영조명상 등 2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의미를 더했다.

 

현빈은 ‘하얼빈’에서 ‘안중근’ 역할을 맡아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현빈은 “내가 우리나라에 살아가는 것,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수 많은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상의 감사를 그분들에게 먼저 전하고 싶다”라며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관객분들과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현빈과 손예진은 나란히 남녀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계에 이례적인 역사를 남기기도 했다.

 

박지현은 ‘히든페이스’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박지현은 수상 소감에서 7년 전 청룡영화상에 영화 ‘곤지암’으로 신인상 후보로 참석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감격스러움을 표현했다. 김도연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에서 신선한 연기를 선보이며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안보현은 ‘악마를 이사왔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좀비딸’은 올해 56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다관객상을 수상했다. 박진영과 임윤아, 현빈과 손예진은 관객 투표로 선정되는 청정원인기스타상을 수상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시상식에 참석한 시상자들과 수상자들은 영화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문소리는 최우수작품상 시상 소감을 통해 “한국 영화계가 빙하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다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라며 “영화에 대한 우리의 뜨거운 마음과 의지, 지혜를 다 모은다면, 언젠가는 얼음들이 녹고 오늘의 어려운 순간을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모호필름 백지선 대표는 최우수작품상 수상 소감에서 “요즘 업계가 많이 위축돼 있는 것 같다”라며 “20년 만에 완성된 ‘어쩔수가없다’를 보면서 많은 영화인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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