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재설정' 도입... 교체 대기 계속

SK텔레콤이 유심 대란으로 인한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오늘부터 시행한다.
이 서비스는 기존 유심의 식별 정보를 새로운 정보로 변경함으로써 물리적 교체 없이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유심 재설정을 통해 기존 유심 교체 과정에서 발생했던 여러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소록이나 인증서 백업, 금융기관 인증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 없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T월드 매장을 직접 방문해야만 이용할 수 있어, 현재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 중인 722만 명의 가입자들에게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2,500만 명의 가입자 중 현재까지 유심 교체를 완료한 고객은 143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5.7%에 해당하는 수치로, 유심 교체 속도가 매우 더딘 상황임을 보여준다.
회사 측은 "새 유심 1,077만 개가 다음 달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전체 가입자 수를 고려할 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SK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계열사들의 보안 체계를 전면 점검하기 위한 '정보보호 혁신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 또한 SK텔레콤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조만간 설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심 재설정 서비스가 일부 고객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신속한 유심 공급과 함께 비대면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