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산업 생태계 전환의 마중물 역할 기대
정부는 최근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정책자금과 민간투자를 결합하여 10대 첨단전략산업과 연관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저성장 기조와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산업 생태계의 체질을 개선하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 운용 방안은 직접지분투자 15조원, 간접지분투자 35조원, 인프라 투자 및 융자 50조원, 초저리 대출 50조원으로 구성된다.
민간금융사들은 이번 펀드를 통해 다양한 신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은 국민성장펀드의 간접지분투자 자금을 활용해 펀드를 운용하고, 직접지분투자 자금을 공동투자 기회에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대상은 AI, 반도체, 바이오·백신, 미래차, 방산, 이차전지 등 전략 산업 분야로 제한되지만, 관련 전방·후방 가치사슬에 있는 유관 분야까지 포함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투자처 발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전략 산업과 자본 시장의 동시 활성화를 겨냥한 설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산업은행 및 민간금융사들이 대규모 자금을 성공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조직 및 프로세스 준비 시간이 촉박하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한 개별 투자 대상들이 요구하는 자금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펀드의 소진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실제로 잠재 투자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이나 프로젝트의 숫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성장펀드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고하다. 사회책임투자(SRI)를 강조하는 사모펀드 업계는 이번 펀드를 산업 자체의 커다란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위험 분담과 정책적 지원을 기반으로 과거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산업이나 투자 방식을 보다 과감하게 시도해볼 여지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투자 대상의 선정·집행·관리·회수 등 전 과정에서 정부·산업은행·사모펀드 간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및 작동이 필요하다.
일본의 산업혁신기구(INCJ) 등 운용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관련 당사자들이 이미 논의에 착수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번 국민성장펀드의 운용 성과가 향후 유사한 정책 금융 프로그램 설계와 집행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