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김보름, 7년의 침묵을 깨고 스케이트를 벗다

홍서윤 기자
입력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 '왕따 주행' 논란과 법정 공방 끝에 겪었던 고통을 극복하고, 베이징 올림픽 출전, 매스스타트 세계선수권 금메달 등 한국 빙속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빙판 위를 누볐던 김보름이 11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김보름은 은퇴사를 통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보름의 스케이트 인생은 평창 올림픽을 기점으로 나뉜다. 평창 올림픽 팀추월 경기 직후 불거진 '왕따 주행' 논란은 전 국민적인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켰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그녀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서명이 60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진실은 달랐다. 문체부 감사 결과 고의적인 따돌림은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오히려 김보름이 선배 노선영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언을 당해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법정 공방 끝에 드러났다.

 

법원은 김보름의 손을 들어줬고, 그녀는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가해자'라는 누명을 벗었다. 하지만 이미 찢겨나간 마음의 상처는 깊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스케이트를 쳐다보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날들이 이어졌다.

 

보통의 멘탈이라면 거기서 무너졌을 것이다. 은퇴를 하거나 해외로 도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보름은 다시 빙판 위에 섰다. 그녀는 스케이트 선수로서 빙판 위에서 증명하겠다는 고집스러운 다짐을 했다.

 

그녀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매스스타트 5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비록 메달은 없었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후 환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그제야 마음의 빚을 갚듯 박수를 보냈다. 

 

김보름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매스스타트 세계선수권 금메달, 올림픽 은메달 등 한국 빙속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레전드'였다.

 

김보름은 은퇴사에서 결과보다 과정이 더 버거웠던 날들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녀의 레이스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누구든 알고 있을 것이다. '국민 역적'이라는 오명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 낸 김보름에게, 이제 7년 전 던지지 못했던 따뜻한 박수를 보내야 할 때다.

홍서윤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