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붕괴 지하터널 기둥, 사고 17시간 전 이미 파손 상태. . .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는 기둥이 처음 이상 징후를 보인 시점에 이미 심각한 파손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실이 12일 국토교통부를 통해 입수한 공사 시행사의 최초 상황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4월 10일 오후 9시 50분 투아치 터널 중앙 기둥의 파손이 처음 발견됐다. 보고서에 첨부된 현장 사진에는 아치형 구조의 터널 중앙부를 지지하는 여러 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손상된 모습이 담겨 있다.
"당초 중앙 기둥에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현장 공사 관계자들이 이상 징후를 발견했을 당시 이미 붕괴 위험이 상당히 높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문 의원은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들은 기둥 파손을 인지한 직후 현장에 있던 근로자 17명을 모두 대피시키고 작업을 중단했으나, 광명시에는 약 2시간 후인 자정께에야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현장에서는 다음날인 11일 오전 7시부터 보강 공사와 안전 진단 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작업 도중이던 같은 날 오후 3시 13분경 지하터널과 상부 도로가 함께 무너져 내리면서 작업자 2명이 고립·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처음 기둥에 이상이 감지된 시점으로부터 약 17시간이 경과한 시점이었다.

현재 붕괴 현장에서는 추가 붕괴 위험으로 인해 소방 당국이 수색 작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문진석 의원은 "최초 신고 시점부터 터널 중앙 기둥의 파손 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 점검 이후 붕괴할 때까지 국토부 등의 후속 조치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 국회에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사고대책본부는 사고 당일 오후 백원국 국토부 2차관 주재로 현장 회의를 개최해 수습 복구 및 주민 불편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국토부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