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0대 서울 아파트 초매수 역대 최고... 20대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져

신은성 기자
입력

생애 처음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30대 무주택자 비율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지금 집을 사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반면 20대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과 규제 강화로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한 매수자는 총 5만 429명이며, 이 중 30대가 2만 5048명으로 49.7%를 차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30대 생애 첫 부동산 구매 비율은 2020년 47%까지 상승했다가 시장 침체로 2022년 36.7%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신혼부부 특별 공급 및 신생아 특례 대출 확대 효과와 더불어 다시 46%로 반등했다.

 

30대가 가장 많이 매수한 지역은 송파구로 1716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영등포구 1595건, 강서구 1562건, 성동구 1435건, 노원구 1434건, 강동구 1384건, 마포구 1378건, 동대문구 134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30대 초매수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규제 속에서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는 정책 대출 효과로 비율이 증가했지만, 올해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뒤처질까 봐 불안해하는 포모(FOMO) 심리가 매수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30대 생애 최초 매수자 비율은 6월 46.2%에서 6·27 대출 규제 이후 8월 55.4%, 9월 52.5%, 10월 51.9% 등으로 상승했다.

 

반면 무주택 20대의 내 집 마련 비율은 올해 10.2%로 집계됐다. 2010년 11.3%에서 증가세를 이어가 2022년 17.7%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1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올해 규제로 인해 전세 낀 매매(갭 투자)까지 막히면서 20대 소득으로 아파트를 매수하기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0대는 대부분 실수요자인 만큼 정부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면 이보다 먼저 매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서울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투기 수요를 막겠다며 내놓는 규제가 오히려 미래의 실수요까지 앞당기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은성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