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주주 급증, 삼성전자 37만명 돌파

국내 주요 상장기업에서 미성년자 주주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6월 말 기준 소액 주주 중 20세 미만이 37만 139명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했다고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5.9%에서 1.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저연령층의 주식시장 참여가 두드러지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세 미만 주주는 작년 말 대비 2.5배, 10대 주주는 2.4배 각각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삼성전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가총액 상위 50위권 기업 중 예탁결제원을 통해 연령대별 소액 주주 수를 확인할 수 있는 11곳을 분석한 결과,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10곳에서 미성년자 주주 비율이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브가 1.4%포인트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으며, 삼성화재가 1.2%포인트, SK가 1.1%포인트, 신한지주가 0.7%포인트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자녀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안전한 투자를 제공하려는 부모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시총 상위 대형주는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수익성·안전성이 검증된 종목들"이라며 "부모가 자녀에게 주식이라는 '위험 자산'을 증여하면서 미래 불확실성은 최소화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윤두현 의원은 "요즘 부모들이 '투자'에 대해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싶어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높아진 관심과 현실에 맞게 증여 신고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금융 교육 기회 등도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증여세법에 따르면 미성년자 자녀에게 부모가 10년 단위로 200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총 4000만원을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 있어, 이러한 제도적 여건도 미성년자 주주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