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폭염 속 전기화재 급증에 전국 화재위험경보 '경계' 발령

소방청은 연이은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고 노후 전기설비의 결함이 늘면서 전기화재 위험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또한 노후 주거시설 집중 관리와 유관기관 협조체계 강화 등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이번 '경계' 단계 발령은 기상청이 지난 27일 오후 3시를 기해 폭염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며 폭염특보 발효지역이 확대한 상황에서 화재 발생 건수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이다.
실제로 폭염특보 발효 직전인 지난 7월 1일부터 9일까지 1일 평균 화재 발생 건수는 84건이었으나, 특보 발효 이후인 지난 7월 10일부터 27일까지는 1일 평균 96.1건으로 14.4%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여름철(6~8월) 화재는 연평균 8828건으로, 전체 연간 화재의 23.1%를 차지한다. 특히 여름철 화재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평균 35%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냉방기기 사용 증가와 노후 전기설비 과부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위험성은 지난 7월 8일 서울의 한 노후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났다. 거실의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이 화재로 자력 대피가 어려운 어린이 2명이 숨졌으며, 소방청은 현장에서 수거한 에어컨 등 물품을 감정하고 있다.
이에 소방청은 ▲화재위험경보 '경계' 발령 ▲국민 안내 강화 ▲노후 주거시설 집중 관리 ▲유관기관 협조체계 강화 등 4가지 대응 조치를 즉각 시행하기로 했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기기 과다 사용과 노후 전기설비의 결합이 전기화재 위험을 급격히 높이고 있다"며 "멀티탭 과부하, 문어발식 전기 사용 등은 반드시 피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의 전원은 콘센트에서 분리하는 생활습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화재는 '설마'라는 방심 속에서 찾아오고 대비는 '혹시'라는 마음에서 시작되며 이번 경보 발령을 계기로 가정과 사업장의 화재 안전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방청은 이에 앞서 지난 7월 27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폭염119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폭염 재난 상황에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119대응국장을 대책본부장으로 하는 '폭염119안전대책본부'는 상황총괄반, 구조구급반, 생활지원반, 현장안전관리반 등 총 4개 반으로 편성됐다.
대책본부는 온열질환자 발생에 대비해 전국에 얼음 조끼 등 폭염 장비 9종 32만여 점을 구비한 1600여 대의 '폭염구급대'를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최근 5년간의 온열질환자 발생 및 폭염 현황을 분석하고 주별 환자 발생을 예측하여 선제적인 구급 대응을 추진한다. 또한 피서철 수난사고에 대비해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 민간자원봉사자 등 6245명으로 구성된 '119시민수상구조대'를 전국 해수욕장, 계곡 등 275곳에 배치하여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폭염에 직면한 취약계층과 시민들을 위한 생활지원 서비스도 확대한다. 쪽방촌,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며, 지역별 의용소방대를 통해 폭염 취약 시간대에 순찰하고 대국민 행동요령 홍보 활동도 펼친다. 가용 장비를 총동원하여 도심지 도로변 및 피해가 우려되는 축산농가 등에 살수와 급수를 지원하고, 이상기온에 따른 벌 개체수 급증에 대비한 벌집 제거 활동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현장 대원의 안전 관리도 빈틈없이 챙기며, 충분한 회복시간 보장을 위한 교대조 탄력 운영, 재난현장 회복지원차 배치, 출동대별 폭염 대비 물품 현장 비치 의무화 등을 통해 대원들의 온열 질환 예방과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주영국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폭염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소방청은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폭염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철저한 현장 대원 안전관리를 바탕으로 국민 생활 밀착형 소방 서비스가 중단 없이 제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