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수요 폭발에 따른 HBM 시장 확대와 SK하이닉스의 고부가 반도체 전략 성공

신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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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속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고공 행진한 가운데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SK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해 D램, 낸드 등 주요 제품군에서 모두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D램 가격은 급등세를 보였으며, 특히 PC용 D램(DDR5 16GB 기준)은 1년 전보다 5.3배 상승했다. 낸드 가격 역시 80% 이상 급등하며 SK하이닉스의 실적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 발맞춰 HBM 매출을 전년보다 2배 이상 성장시켜 역대 최대 경영 실적을 창출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4분기 58%를 기록하며 TSMC(54%)를 앞섰고, 연간 기준으로는 TSMC와 2%포인트 이내로 격차를 줄였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1c나노) DDR5의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고, 10나노급 5세대(1b나노) 32Gb 기반 업계 최대 용량인 256GB DDR5 RDIMM을 개발하며 서버용 모듈 분야 리더십을 입증했다.

낸드 부문에서도 321단 QLC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기업용 SSD 중심 수요에 대응하며 연간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전환하며 분산형 아키텍처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메모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낸드 등 전반적인 메모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는 HBM3E(5세대)와 HBM4(6세대)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계 유일 기업으로서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기술 우위, 품질 검증 및 양산 역량 강화에 나선다. 특히 HBM4는 고객 요청에 따라 현재 양산 중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생산 확대 방안을 통해 고객 수요 충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협력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청주 M15X의 생산력을 조기에 극대화하고 용인 1기 팹 건설을 통해 중장기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M15X는 올해 1분기, 용인 1기 팹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AI 솔루션 회사인 'AI Company'(가칭)를 미국에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AI 역량을 갖춘 글로벌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협업을 통해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SK하이닉스는 AI Co.에 100억달러를 출자할 예정이며, 이 회사는 SK그룹이 해외에서 진행하는 AI 관련 투자 자산을 이관받게 된다. AI Co.는 과거 SK하이닉스가 인수한 미국 솔리다임을 개편하여 설립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국내 메모리 업체는 경기 변동을 많이 타는 사이클 산업에서 장기 계약에 기반을 두는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세철 씨티글로벌마켓 리서치센터장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AI 제품 수요의 다변화로 범용 제품에서 세미 커스텀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HBM 등장으로 메모리 시장은 TSMC와 유사한 파운드리 형태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다음달 5일 연간 영업이익의 10%(약 4조7000억원)를 재원으로 연봉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할 예정이다. 단순 계산 시 전체 직원(3만3000여 명, 작년 6월 말 기준) 인당 PS는 1억400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연 2회 지급하는 생산성격려금(PI)도 최대치인 월 기본급의 150%로 30일에 지급할 예정이다.

신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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