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윤찬 공연 방해한 '휴대폰 관크'…공연장 전파 차단 대책 고심

신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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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과 지난 7일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관객의 휴대폰 사용으로 인해 연주에 방해를 받는 사례가 발생하며 공연계가 휴대폰 에티켓 문제 해결에 나섰다. 

 

특히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협연 직전 발생한 관크는 공연장의 좌석 에티켓 강화와 더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스마트폰 기능 고도화로 예측 불가능한 소음 발생이 잦아짐에 따라 일부 공연장에서는 전파 차단 장치 도입을 검토하지만, 관련 법규와 안전 문제, 새로운 서비스와의 충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국내 공연장의 휴대폰 에티켓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어두운 극장에서 화면을 밝히는 '폰딧불이' 현상은 물론, 인공지능 탑재 기능으로 벨소리 외에도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며 공연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지능이 공연장에 흐르는 음악을 인식해 갑자기 곡명을 알려주거나, 불경 소리가 흘러나오는 등 황당한 사고도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공연계에서는 원천적인 대책으로 '공연장 전파 차단'을 다시 논의하고 있다. 도쿄 산토리홀과 같은 일부 해외 공연장에서는 총무성의 허가를 받아 휴대폰 억제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1년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에 전파 차단기가 시범 설치되었지만, 전파법 위반과 긴급 재난 문자 수신 불가 등의 문제로 2003년 철거되었다. 또한 디지털 프로그램북, 실시간 자막 등 미래형 공연 서비스와의 충돌 우려도 존재한다.

 

전파 차단이 법적으로 제한되면서 공연장과 기획사는 안내 강화 외에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빈체로는 모든 공연에서 이중 안내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며, 예술의전당과 같은 많은 공연장에서는 하우스 어텐던트가 좌석을 돌며 관람 에티켓을 재공지한다. 일부 공연장에서는 기업 협찬으로 초대받은 관객이 많아지면서 에티켓 안내를 강화하는 추세다.

 

스웨덴 메탈 밴드 고스트와 같이 입장 시 스마트폰을 잠금 파우치에 넣어 보관하도록 하거나, 이머시브 공연 ‘슬립노모어’와 같이 휴대폰을 잠금장치가 있는 폰백에 넣어 소지하도록 하는 등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공연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이 생활 필수품이 되면서 전원을 끄거나 비행모드로 설정하는 관객은 여전히 많지 않다. 일부 관객은 저녁에도 알람을 설정해 놓고 비행모드로 사용하면서도 알람 소리가 울리는 경우도 있다.

 

공연 기획자는 알람 설정 확인 외에도 최소한의 협조를 부탁하며, 공연 관람 문화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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