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부담 현실화… 잠실엘스 등 세금 억대 증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연장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조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수억원에 달하는 세금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매물이 집중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미 세금 부담을 예상하고 매물을 정리한 다주택자가 많아 매물 잠김 현상과 거래 절벽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엑스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는 연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5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 종료되는 것은 지난해 이미 정해진 일”이라고 재확인하며, 5월 9일까지 계약하는 경우에 한해 중과세를 유예하겠다고 언급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과세표준에 따라 6~45%의 양도세 기본 세율에 주택 보유 수에 따라 세금이 가산되는 제도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기본 세율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가 더해진다.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하면 3주택자의 최고 실효 세율은 82.5%까지 높아진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때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과가 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불가능해져 수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컨설팅부의 시뮬레이션 결과,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를 2022년 7월 17억원에 매수해 지난해 11월 31억원에 매도한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가 없을 때는 5억2513만원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지방 소득세를 합치면 전체 세금은 5억7764만원이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면 2주택자의 양도세는 8억4243만원, 지방 소득세를 합친 전체 세 부담은 9억2667만원까지 늘어난다. 3주택자의 경우 양도세는 9억8218만원, 전체 세금은 10억8040만원으로 증가한다. 이는 중과 배제 전보다 4억~5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2022년 3월 15억6000만원에 사서 3년간 보유한 후 23억3000만원에 매각한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 전에는 2억6700만원의 양도세가 부과되고 지방 소득세를 합치면 2억9370만원이다. 양도세 중과 시에는 4억3991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하며, 전체 세 부담은 4억8390만원으로 증가한다. 3주택자의 경우 양도세는 5억1666만원, 전체 세 부담은 5억6832만원으로 높아진다.
10년간 장기 보유한 주택을 매도하는 경우에도 세금 혜택이 사라진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를 2015년 3월 8억2000만원에 매입해 10년간 보유한 후 지난해 4월 24억원에 매도할 경우, 양도세 중과 전에는 5억173만원의 양도세와 5017만원의 지방세를 합쳐 총 5억5190만원의 세금을 내면 된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 시에는 장특공제가 불가능해져 2주택자의 세 부담은 총 10억5537만원, 3주택자의 세 부담은 총 12억2890만원으로 늘어난다.
시장은 이미 양도세 중과를 예상하고 움직이고 있다.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유세 부담이 큰 사람 위주로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다주택자 매물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양도세 중과가 본격화되는 5월 9일 이후에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 절벽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소장은 “이미 팔 사람은 다 팔았다”라며 “최근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오는데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려고 하지는 않는다. 5월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팔지 않으면 거둬들인다는 집주인이 많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