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AI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신세계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신세계그룹이 미국 리플렉션 AI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다. 대규모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생태계를 조성하여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번 협력은 미국 정부의 AI 수출 프로그램을 통해 추진되는 첫 번째 대표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국내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최고경영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협약식에 참석하여 사업 추진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협력은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AI 수출 프로그램을 통한 기술 협력의 일환으로, 미국 측이 자국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관련 기술을 해외에 확산시키고,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서비스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사는 한국에 전력 용량 25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국내에 건립되었거나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큰 규모이며, 완공 시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은 전력 용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데이터센터 구축의 핵심은 GPU 확보에 있다. GPU는 AI 학습과 데이터 처리에 필수적인 반도체로, 리플렉션 AI는 신세계와 함께 구축하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GPU를 엔비디아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리플렉션 AI는 지난해 10월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80억 달러를 인정받았는데, 이는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안정적인 GPU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사는 대형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사용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풀스택 AI 팩토리를 구축할 목표다. 리플렉션 AI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 AI 전문가들이 설립한 기업으로, 사용자가 모델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오픈 웨이트 AI 모델 개발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다.
오픈 웨이트 AI 모델은 폐쇄형 모델과 달리 사용자가 모델 구조를 수정하고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 모델을 의미하며, 이는 국가와 기업이 데이터 통제권을 유지하여 데이터 주권 확보에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AI는 미래 산업과 경제, 인간의 삶 등 모든 분야를 변화시키는 핵심 기술”이라며 “리플렉션 AI와의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는 신세계의 미래 성장 기반이 되는 동시에 국내 산업 전반의 AI 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OU 체결식에는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참석했는데, 이는 협약식이 열린 장소가 미국 상무부가 샌프란시스코에 개소한 'NATIONAL AI CENTER'였기 때문이다. 러트닉 장관은 AI 수출 프로그램을 관할하는 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후 MOU 행사장을 찾아 사업 지원 의지를 밝혔다.
AI 수출 프로그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상무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 생태계를 해외에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플렉션 AI가 개발하는 오픈 웨이트 모델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 정책과도 맞물린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자국 내 데이터와 AI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고 활용하는 체계를 의미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각국이 자국 중심의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라스킨 리플렉션 AI 최고경영자는 “한국은 세계적인 IT 강국이자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신세계와 함께 한국이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이번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계기로 AI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AI 기술을 기존 유통 사업과 결합하여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는 국내 유통기업 가운데 가장 폭넓은 고객 접점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데이터 자산과 AI 기술을 결합하면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부터 결제와 배송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반 커머스 서비스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리테일 전반에 적용할 'Retail AI Full-Stack' 체계를 구축하여 재고 관리 효율을 높이고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물류 영역에서도 AI 기반 분석을 통해 보다 정교하고 빠른 배송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신세계는 이를 통해 AI 기반의 미래형 유통 모델인 '이마트 2.0' 시대를 열고 국내 리테일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AI 팩토리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연내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관련 기관과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사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정용진 회장은 “대한민국의 AI 비전 실현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우리가 발표한 계획이 한국을 비롯해 AI가 주체적으로 발달해야 한다고 믿는 많은 나라들에게 의미 있는 청사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