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300만 명 돌파, 임금격차 역대 최대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만 명을 돌파하며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비정규직이 급증하면서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는 2241만 3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만 명 증가했다. 이 중 비정규직 노동자는 856만 8천 명으로 11만 명 늘어났으며,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2%를 기록했다.
비정규직 비중은 2020년 36.3%에서 2021년 38.4%로 급증한 후 2022년 37.5%, 2023년 37.0%로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올해 다시 38.2%로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임금 격차의 확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최근 3개월(6~8월) 월평균 임금은 208만 8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만 원(2.0%) 증가했다. 시간제 근로자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303만 7천 원으로 8만 원 늘었다.
반면 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389만 6천 원으로 10만 원(2.6%) 증가해 비정규직과의 격차가 180만 8천 원에 달했다.
이는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시작 이후 가장 큰 격차로, 노동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령별 분석에서는 60세 이상 비정규직이 304만 4천 명(35.5%)으로 처음 3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3만 3천 명 증가한 수치다. 50대가 163만 6천 명(19.1%), 29세 이하가 154만 5천 명(18.0%)으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비정규직이 491만 8천 명으로 남성(365만 명)보다 많았으며, 각각 7만 4천 명, 3만 5천 명씩 증가했다. 근로형태별로는 한시적 근로자가 584만 8천 명(68.2%)으로 가장 많았고, 시간제 근로자 422만 9천 명(49.4%), 비전형 근로자 183만 4천 명(21.4%) 순이었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업이 175만 6천 명(20.5%)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21만 명이나 증가했다. 사업시설관리업 86만 3천 명(10.1%), 숙박음식점업 81만 3천 명(9.5%)이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내수 침체와 건설업 불황의 영향으로 일부 업종에서 비정규직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숙박음식점업에서 5만 8천 명, 건설업에서 5만 1천 명, 도소매업에서 4만 1천 명의 비정규직이 각각 줄었다.
근로 조건 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2년 11개월로 1개월 증가했고,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28.2시간으로 0.6시간 늘었다.
근로형태를 자발적으로 선택한 비율은 67.8%로 1.2%포인트 상승했지만, '근로조건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57.9%로 2.0%포인트 하락했다.
사회보험 가입률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건강보험 가입률은 53.2%로 1.0%포인트 상승했지만, 국민연금(37.1%)과 고용보험(53.7%) 가입률은 각각 0.4%포인트, 1.0%포인트 하락했다. 근로복지 수혜율도 대부분 감소했으나 유급휴일 적용률은 39.0%로 0.3%포인트 증가했다.
노동조합 가입 가능 비정규직 비율은 6.6%로 0.6%포인트 상승했지만, 실제 가입률은 48.5%로 0.8%포인트 하락해 노동조합 조직화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