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년 만에 9명 연쇄살인범에 사형... 이시바 내각 첫 사형 집행으로 인권 논란 재점화

일본 법무성이 9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범에 대한 사형을 27일 집행했다. 이는 약 3년 만의 사형 집행으로, 이시바 시게루 내각 출범 이후 첫 사형 집행이다.
일본 법무성은 2021년 1월 사형이 확정된 시라이시 다카히로(34)에 대한 사형을 이날 오전 집행했다고 NHK와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스즈키 게이스키 법상(법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회에 큰 충격과 불안을 준 사건이지만 신중하게 검토해 집행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형제는 부득이하다는 여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사형제 폐지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시라이시는 2017년 8월부터 약 두 달간 소셜미디어에 자살 의향을 표현한 10대와 20대 남녀들을 자신의 거주지로 유인해 성폭행하거나 금품을 갈취한 뒤 살해한 혐의로 같은 해 10월 체포됐다.
일본 경찰은 실종자 수사 과정에서 시라이시의 아파트에서 9명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용의자는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단은 "피해자들이 스스로 죽음을 원해 피고를 만나러 간 것이므로 살해를 승낙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살해 승낙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하여 사형을 선고했다. 시라이시는 항소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
이번 사형 집행은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일본에는 105명의 사형수가 수감되어 있으며, 이 중 49명은 재심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은 일본 정부에 사형제 폐지를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자국 내 사형제 찬성 여론이 80%를 상회한다는 점을 들어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은 법적으로는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1997년 12월 마지막 사형 집행 이후 실질적인 사형 집행 중단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G7 국가 중 미국과 함께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형 집행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사형 집행은 일본 내에서도 사형제 존폐에 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