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 유준상의 애타는 마음이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간암' 사실을 가족들에게 전하지 못한 채 혼자만 '전전긍긍'하던 그는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홀로 간암 이식 리스트를 작성하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오열을 한 것.
유준상이 간암에 걸린 사실을 아직 모르는 아내 신동미와 딸 김지영은 그를 외면하기 일쑤고, 동생들에게 '간 이식'을 부탁하기 괴로운 마음에 '베개 오열'은 물론 악몽에 시달리기까지 하는 유준상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특히 '등골 끝판왕' 어머니 이보희가 본격 등판해 이창엽과 유준상 사이를 이간질하는 한편, 이시영의 가슴 화상의 비밀까지 풀리며 가족 간의 오해와 불만, 갈등이 폭발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풍상씨 유준상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와 열연이 시청자들의 응원이 쇄도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왜그래 풍상씨’는 시청률이 또다시 상승하며 다시 한 번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 2TV 수목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15-16회에서는 '간암' 선고를 받은 풍상씨가 그 사실을 가족들에게 말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면서 결심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풍상은 아버지의 유골을 뿌린 강가를 찾았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만남을 떠올린 풍상은 '간 이식을 하면 살 수 있었는데 염치가 없어 간 달라는 말을 못 하신다'던 아버지와 자신의 비슷한 처지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정상의 남편 열한은 풍상에게 운이 좋은 케이스라며 빠른 간 이식을 권하지만 풍상은 "나 하나 살자고 온 식구 빚더미에 올라앉게 못해"라고 망설였다. "혹시 동생들이 거절 할까 봐 두려우세요?"라는 열한의 걱정에도 풍상은 "내 동생들은 안 그래. 다들 서로 줄려고 난리 일거야"라고 큰소리쳤지만 막막한 눈빛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풍상은 동생들은 물론 아내 분실과 딸 중이에게도 자신이 '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 이혼서류 타령을 하는 분실이 내민 '이혼해야 하는 이유'가 적힌 종이를 받아 들고 분실의 푸념을 들어주기 바빴다. "할 말 있어 왔을 거 아냐"라는 분실의 다그침에 풍상은 "이거 하나만 알아줘. 난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죽는 한이 있어도, 당신하고 이혼 못해. 안 한다"라고 못을 박았다.
이어 찾아간 중이도 냉냉하기는 마찬가지. 학교 앞 분식집에 중이가 좋아하는 메뉴를 잔뜩 시켜 놓고 마주 앉았지만 중이는 "할 말부터 해"라며 찬바람을 날렸다. 냉정하기만 한 딸에게 풍상은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아빠가 언제까지 살지 모르지만, 아빠 말 믿어줘. 아빠는 엄마도 중이도 사랑해"라고 말해 절절함을 더했다.
결국 가족들에게도 '간암'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풍상의 애타는 마음은 점점 더해갔다. 늦은 밤 카센터에서 혼자 밤을 지새던 풍상은 "수혜자보다 덩치도 크고 간도 크면 좋습니다"라는 열한의 말을 상기하며 1순위, 2순위, 3순위, 4순위 순서를 정해 1순위 옆에 진상, 2순위 옆에 외상의 이름을 적어보지만 차마 더 이상 이어 쓸 엄두가 나지 않는 듯 펜을 멈췄다.
종이를 들고 말없이 처연하게 바라보던 풍상이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가 새나가지 않게 흐느껴 우는 모습은 풍상이 느끼는 슬픔과 절망감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또한 풍상은 서로 자신의 간을 떼 주겠다던 동생들이 깊은 구덩이 속에 자신을 내던지고, "네가 한 게 뭐 있다고 간을 달래?", "오빠 노릇 한 게 뭐 있어?", "간 못 줘!"라고 소리 지르는 악몽을 꾸기도 해 마음의 짐이 얼마나 큰 지 느끼게 했다.
결국 풍상은 무엇인가 다짐한 듯 동생들과 등산길에 나섰다.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해왔던 가족행사인 탓에 동생들도 이날 전달 사항이 있다는 사실은 짐작하고 있었다. 무려 소고기 회동에 기분이 좋아진 진상과 화상의 눈치를 보는 풍상에게 정상은 "오늘 주제는 뭔데?"라고 물었고, 풍상은 "두 가진데, 일단 우리 따로 살자"고 입을 뗐다.
"이럴 줄 알았어", "그만해 형"이라고 불만을 쏟아 놓는 화상과 진상에게 풍상은 "외상이는 기사자격증 딸 때까지 나랑 같이 있고, 진상이 화상이는 앞가림 좀 하자. 이러다 나 없으면 어떻게 할래"라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풍상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상은 "형이 왜 없어? 어디 가게?"라고 말했고, "어디 가는 건 아니지만 사람일 모르니까"라고 둘러말하는 풍상에게 "웬일로 소고기 사주나 했다"면서 서운함을 폭발시켰다.
풍상의 '간암' 사실 고백이 점점 산으로 가고 있는 사이, 외상까지 "됐고, 엄마랑 같이 삽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으로 내 앞에서 엄마얘기 하지 마라"고 정색하는 풍상에게 외상은 강하고 삐딱한 목소리로 "형이 뭔데?"라고 소리쳤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상까지 언성을 높였다. 흥만과의 관계를 반대하는 가족들 앞에서 폭발하고 만 것. 화상은 떨리는 손으로 급히 단추를 풀어 화상입은 가슴 언저리를 보여줬다. 중학교 일학년 때 외상의 라면을 끓여 주려다 입었던 가슴의 화상을 지금껏 가족들에게 말한 적 없이 홀로 가슴 앓이를 해왔던 화상이 커밍아웃을 한 것.
화상은 "오빠한테 혼날까봐 말도 못하고, 병원도 못 가고, 그때 막 사춘기라 누구한테 보여주지도 못하고 얼마나 아팠는지 알아? 이런 나를 누가 사랑해 주냐고! 딴 놈들 다 징그럽다고 도망가도, 너네들 아무도 모르는 이 상처에다 입 맞춰주고 울어준 사람, 그 사람뿐이었어"라고 오열했다.
화상의 몰랐던 상처에 온 식구들은 숙연해졌고, 특히 풍상은 자신의 '간암' 사실 보다 화상의 아픔을 몰랐다는 사실이 더 아픈 듯 눈가가 벌개진 채로 어쩔 줄 몰라 해 먹먹함을 더했다.
이처럼 풍상이 자신이 간암에 걸린 사실을 털어놓으려는 순간 벌어진 가족 간의 오해와 불만, 갈등 폭발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속상함과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동생들을 위해 희생해온 풍상이지만 동생들 역시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살아왔다는 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모두가 짠내를 유발한 것.
특히 이날 방송에는 등골 브레이커 최종 보스인 어머니 양심이 본격 등판하면서 형제들 간을 이간질하며 보는 이들을 분노하게 했다. 자식들의 이름마저 헷갈리는 양심은 외상의 합의금은 물론, 진상의 대학 입학금을 들고 튀고, 화상을 술집에 넘기는가 하면 어쩌다 집에 오면 돈 될 만한 건 몽땅 훔치고, 애들 저금통까지 뜯어 가기도 했다. 최근엔 정상의 결혼식 축의금까지 가져간 상황.
앞서 풍상이 집을 비운 사이 갑자기 진상, 화상, 외상 앞에 나타난 양심은 거짓말로 일관했고, 무엇보다 외상에게 큰 불씨를 던졌다. 풍상은 양심을 내쫓고 "내 동생들 건들지 마세요. 건들면 다 까버릴 겁니다"라고 무섭게 다그쳤지만 이후 양심은 외상을 몰래 찾아가 "풍상이가 합의금 받아 먹었잖아. 그러니 무슨 돈으로 재활치료를 해? 그때부터 네 인생 꽈배기 된 거야"라고 이간질시켰다.
진상, 외상 두 형제의 애정 전선에도 빨간 불이 켜지며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심란과 영필 사이 운명의 끈이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외상과 애심의 마음을 알면서도 밀어낼 수밖에 없는 진상의 진심 어린 속마음이 공개된 것.
이처럼 바람 잘 날 없는 풍상씨네 형제들은 풍상의 간암 사실을 언제 알게 될지 궁금증을 높인 가운데 풍상씨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어떤 선택들을 내릴지, 또 어떤 메시지와 감동을 안길지 시청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왜그래 풍상씨 15-16회를 본 시청자들은 "오늘 몇 번이나 울었네.. 나도 모르게 뭔 가에 홀린 듯 이 드라마를 본방사수하고 있음", "저희 외갓집이 살짝 이런 뉘앙스라서 너무 공감되요", "힘들게 사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고, 가족의 사랑이 느껴지네요", "오늘 슈퍼아줌마 너무 사이다였음", "풍상씨 살려주세요. 넘 맘 아파요", "유일하게 보는 최근 인생드라마", "살고 싶다는 말에 울었네요"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이 같은 호평 속에서 시청률 역시 상승했다.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왜그래 풍상씨’는 전국 기준 15회가 8.4%, 16회가 9.5%를 기록하며 또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왜그래 풍상씨'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