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법에 따른 기본권 침해 다툼 증가하며 사법 혼란 우려
유튜버 쯔양을 협박한 구제역, 이재명 조폭설 장영하 등 형사사건 피고인들이 재판소원법을 통해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재판소원법은 법원의 재판으로 기본권이 침해되는 경우를 방지하고자 도입되었지만, 오히려 가해자들이 인권을 주장하며 피해자를 법적 공방에 끌어들이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재판소원법이 공포·시행된 후 이틀간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재판소원은 36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헌법소원 사건의 78%를 차지한다. 향후 재판소원 인용 사례가 발생할 경우, 관련 사건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징역 3년을 확정받은 구제역은 재판소원 청구를 예고했다. 구제역의 법률대리인 김소연 변호사는 법원이 구제역의 사생활의 자유, 평등권, 피고인 방어권 등 헌법상 6개 조항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김 변호사는 구제역이 손편지를 통해 “재판소원을 통해 억울함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주장해 유죄를 확정받은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도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장 위원장은 법원이 죄형법정주의 등 규정을 무시하고 판결했다고 주장하며, 헌재에서 판결이 위헌이라고 다툴 계획이다.
성범죄 피고인들 또한 재판소원이 피고인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찰, 검찰, 법원이 피고인의 정당한 방어권을 묵살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재판소원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헌재가 재판소원을 각하·기각하더라도, 피해자들은 장기간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지난해 헌재가 처리한 사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약 6개월이며, 전원재판부 심리에 들어간 사건은 약 2년 1개월이 소요된다.
재판소원법과 함께 도입된 법왜곡죄는 또 다른 피해자 공격 수단이 될 수 있다. 가해자들은 재판소원을 통해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며, 1·2·3심에 관여한 판사·검사 및 사법경찰관들을 법왜곡죄로 고소할 수 있다. 실제로 스토커는 재판에서 “이 사건은 틀림없이 법왜곡죄”라며 재판부를 압박했다고 한다.
만약 헌재가 형사 사건에서 재판취소를 결정하면, 당사자는 판사·검사를 줄줄이 고소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한 부장판사는 헌재의 재판소원 인용 시, 하급심 판사에 대한 보복성 고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