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평화기념관, ‘기억’ 주제로 제2회 기획전 개최

화성특례시 매향리평화기념관이 2026년 전시 의제를 ‘기억’으로 설정하고, 오는 11월 20일까지 제2회 기획전시 “우리가 말하는 방식”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전쟁 이후 장기간 폭격 훈련장으로 사용되었던 매향리의 역사적 배경을 출발점으로 삼아, 무뎌진 감각을 예술적 언어로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격장 폐쇄 이후에도 땅에 남은 흔적과 주민들의 상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전시는 매향리의 자연과 생명, 그 안에 축적된 시간을 재조명하며 평화를 향한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시에는 총 7명의 작가가 참여해 사운드 아카이브, 드로잉 영상, 설치, 조각,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 다채로운 매체를 선보인다.
작가들은 매향리에 스며든 기억의 흔적을 청각적·시각적·촉각적 경험으로 전환해 관람객들이 장소의 시간을 감각적으로 마주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사운드스케이프 작가 김준은 현장에서 채집한 소리로 설치 작품을 구성했다. 기념관 회랑에 배치된 이 작품은 관람객이 전시실에 진입하기 전 소리의 잔향을 통해 장소와 먼저 조우하게 하며, 전시 전체의 감각적 서사를 여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전시는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장 ‘깨어나는 시간’은 폭격의 흔적 너머에 존재해 온 매향리의 자연과 생명에 주목한다.
드로잉 작가 성립은 절제된 흑백의 선과 여백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작업을 통해 상처 이후에도 지속되는 생명과 공존의 풍경을 그려냈다.
두 번째 장 ‘생동하는 리듬’은 회복된 매향리의 바다와 사람들의 풍경을 시각적·촉각적 경험으로 확장한다. 작가 신승연은 매향리의 풍속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다의 움직임을 기계적 장치로 구현해 자연의 리듬을 공간에 투사한다.
마지막 장 ‘연결되는 우리’는 회복된 감각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확장되며 평화를 향한 연대로 이어지는 과정을 탐색한다. 안젤리카 메시티는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체적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표현하며, 서로 다른 존재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연대의 감각을 제시한다.
기념관은 오는 9월부터 10월까지 감각 기반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관람객들은 사운드, 신체 퍼포먼스, 촉감 등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타인과 공동체, 지역과 관계 맺는 방식을 새롭게 경험하게 된다.
백영미 화성시 문화관광국장은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이 매향리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과 생명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평화가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 서로의 존재를 감각하고 응답하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실천임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