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T 지배구조 재편…박현진 밀리의서재 대표, 이사회 합류하며 B2C 사업 진두지휘 예고

신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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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이달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편에 나선다.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박현진 밀리의서재 대표가 사내이사로 합류하여 박윤영 차기 대표이사 내정자와 함께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4년 만에 복귀하는 박현진 대표는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총 이후 출범할 새로운 지도체제의 조기 안정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케팅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바탕으로 조만간 단행될 임원 인사에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을 총괄하는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을 맡아 고객 기반 확장과 기업 가치 제고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하고 주요 안건을 확정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선임뿐만 아니라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정관 변경 등 총 9개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8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는 2인 전원, 사외이사는 4인 중 1인은 재선임, 3인은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이사회의 절반이 교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사내이사는 김영섭 현 대표이사와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박윤영 내정자와 박현진 전무가 각각 채울 예정이다. 업계는 박현진 대표의 깜짝 복귀에 주목하고 있다. 

 

1968년생인 박현진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0년 KT에 입사하여 마케팅본부 마케팅전략팀, 마케팅전략본부 무선사업담당(상무보)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쳤다. 2017년에는 마케팅부문 유무선사업본부장(상무)을, 2018년에는 5G사업본부장(상무)을 역임하며 KT의 주요 사업을 이끌었다. 2020년에는 커스터머전략본부장(전무)으로 활동하며 고객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했다.

 

2021년에는 전국적인 유무선 네트워크 장애사고 발생 이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결성된 KT 네트워크혁신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22년에는 계열사인 지니뮤직 대표로 선임되어 공연·콘텐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2024년부터는 또 다른 계열사인 밀리의서재에서 ‘독서 종합 플랫폼’ 전환을 주도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박윤영 KT 대표 내정자가 기업간거래(B2B)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반면 B2C 분야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박현진 대표는 향후 박 내정자를 보좌하며 인공지능(AI) 사업에서 B2B뿐 아니라 B2C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박현진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가 2027년 정기 주주총회까지로 다른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임기보다 짧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경영 성과에 따라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

 

KT는 박현진 대표 선임에 대해 “밀리의서재 및 지니뮤직 대표 등을 역임하며 KT의 주요 사업은 물론 그룹사의 신규 사업도 폭넓게 경험한 통신·미디어 분야의 경영 전문가”라며 “KT의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사외이사의 대폭 교체이다. 그동안 KT 이사회는 사외이사들의 셀프 연임, 인사 및 계약 청탁, 무자격자 논란 등으로 곤혹을 치렀다. 이번 재편을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경영진을 견제·감시해야 하는 본래의 역할을 복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이번 주총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미래기술, 경영, 회계 등 4개 분야에서 각각 윤종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 고문, 김영한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 및 재선임될 예정이다. 윤 고문의 임기는 이번 주총까지였으나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재선임되었다.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와 최양희 한림대 총장은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이사회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는 안건도 논의된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KT 이사회는 기존 4인의 사외이사를 동시에 교체하는 집중형 구조에서 벗어나 분산형으로 전환하여 이사회 운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높이고 국민연금공단과 노동조합의 우려를 반영하는 후속 조치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주요 보직자의 인사 등과 관련하여 이사회 규정이 정관에 배치될 수 있다는 국민연금의 우려가 제기되자 협의를 거쳐 이사회 규정 및 정관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노조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외이사 평가제 도입과 이사회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더십 공백으로 올스톱 상태였던 KT가 경영 정상화 수순에 들어간 만큼 수개월간 정체되었던 인사와 조직개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해킹 사태 후속 조치와 더불어 신동훈 전 AI총괄책임자의 이탈로 추진력이 약화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AI 조직 재정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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