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지분 확보…우주 사업 경쟁력 강화 나선다
한화시스템이 KAI 지분 0.58%를 취득하며 우주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번 지분 확보는 발사체부터 위성, 통신, 탐사에 이르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한 한화가 KAI의 위성 체계종합 기술까지 확보하여 '한국형 스페이스X'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 계열사가 KAI 지분을 보유한 것은 2018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한화와 KAI는 KF-21 개발 사업 등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왔지만 초소형 위성체계 등 우주 사업에서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KAI 지분 취득이 항공우주·방산 분야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2021년 우주 사업 통합 브랜드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며 우주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설립 등을 통해 민간 우주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KAI는 한화 우주 사업의 최적의 파트너로 평가된다.
한화는 발사체(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위성 제조(한화시스템·쎄트렉아이), 위성 영상 판매(SIIS)의 우주 사업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여기에 KAI의 중·대형급 위성 개발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우주 수송부터 위성체 제작, 위성 서비스로 이어지는 '전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국내 민간 기업 중 최초로 확보할 수 있다.
미국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우주 기업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로 빠르게 성장하여 글로벌 우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주 산업의 중심축이 국가에서 민간으로 이동하는 '뉴 스페이스'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구조적 전환을 이끌 '한국형 스페이스X'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기업에 가까운 KAI의 지배구조가 민간 우주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우주 산업은 장기적인 투자와 전략이 필요한 분야지만 KAI는 정권 교체마다 사장이 바뀌며 경영 연속성과 자율성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한화는 2015년 항공엔진과 우주 사업이 주력인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전자·통신 방산업체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를 인수하며 우주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KAI가 한화 우주 사업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 사업은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할 자금력과 지속성이 핵심이라며 KAI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교체되는 구조여서 민간 중심의 우주 산업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민영화를 통해 한화와의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면 우주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